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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의 카메라 루시다

제목

금강의 기억(2004.4.10)

닉네임
이공
등록일
2013-03-20 12:47:36
조회수
1680
첨부파일
 금강교-01.jpg (190426 Byte)
2004년 4월 10일로 돌아가다.
그리고 그날의 이미지 와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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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사진인가]
사진을 넘어 영상으로 치닫는다

요즘 국제적으로 유행하는 예술사진의 조류를 보면 아름다운 빛과 구도, 결정적인 순간의 포착 같은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근대사진의 문법에서 크게 벗어나 있음을 알 수 있다.

안드레아스 구르스키는 증권시장이나 대형 수퍼마켓의 어지러운 모습을 찍고 있고, 토마스 슈트루트는 미술관의 관객들이나 도시의 한 구석을 찍고 있다. 제프 월은 영화의 한 장면같이 연출한 장면을 만들어내고 있다.

전통적인 예술사진의 문법에 익숙한 관객으로서는 요즘 유명한 사진의 대가들이 도대체 왜 이런 것을 찍는지, 이런 사진에서 무엇을 나타내려고 하는지 알기가 어렵다.

현대미술이 난해하다지만 현대사진은 그 이상으로 난해한 것 같다. 그 이유는 사진가들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다르게 설정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어떤 특수한 이념이나 사상이 있어서 색다른 사진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설사 그런 것이 있다 해도 그것은 사진가가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 속에 녹아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관심은 무엇인가? 사진가들은 황폐화되고 공동화되는 도시와 그 주변부의 풍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변화하는 문명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사진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그들은 풍경의 변화에 반응할 뿐 아니라, 풍경이미지의 개념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실제로 박물관 내부나 공항.수퍼마켓 등의 공간은 이전의 사진가들로서는 별로 사진 찍을 만하다고 생각하지 않던 곳들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런 공간이 우리들의 삶이 벌어지는 곳이고, 우리들의 시각적 경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곳들이다.

단지, 이제까지 그런 곳들이 사진의 소재로 설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관객의 입장에서는 그들의 사진이 아무 것도 묘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진가들은 새로운 스펙터클(구경거리)을 찾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구경거리를 찾는다는 것은 좀 수동적으로 보인다. 그래서 사진가들이 택한 전략은 스스로 스펙터클을 만드는 것이다. 요즘 사진가들의 사진 크기가 커지고 날로 거창해 보이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들은 대중을 압도하는 어떤 광경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것이다.

이들의 스펙터클의 또 다른 특징은 더 이상 있는 그대로 찍지 않는다는 것이다. 드러나게 연출을 하는 제프 월뿐 아니라, 구르스키의 사진도 있는 것을 그대로 찍은 것은 아니다.

그는 컴퓨터로 정교하게 사진의 색상을 조절한다고 한다. 이런 일은 과거의 예술사진에서는 용납되지 않았거나, 좀 특수한 종류의 사진으로 평가됐겠지만 요즘의 사진가들에게서는 흔히 보이는 것이다.

이는 단 한 장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고, 이 세계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찍어야 한다는 소박한 재현(再現)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요즘 사진가들의 눈에는 이 세상 모든 것이 구축으로 보인다. 도시나 건축물만 구축된 것이 아니라 의미와 감각도 구축된 것으로 보인다.

그 코드를 찾아내는 것이 비평가의 몫이지만 요즘의 사진가들은 스스로 비평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따라서 사진이라고 구축을 하지 말란 법이 없다. 사실은 옛날의 사진도 다 구축된 것이지만, 그런 사실을 감추고 있었을 뿐이다.

과거의 사진가와 요즘의 사진가를 가르는 차이라면 요즘의 사진가들은 사진이 구축된 메시지, 포괄적 영상이라는 사실을 드러내고 작업한다는 것이다.

이영준 이미지비평가.계원조형예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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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가_이민호_016.9360.2334
사진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삶 속에 스며있는 차이의 의미를 찿아가고 있다..
* 블로그 http://blog.naver.com/minoylee <다큐멘터리, 사진을 만나다>
작성일:2013-03-20 12:47:36 14.50.3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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