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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의 카메라 루시다

제목

공주 산성시장(2003-11-8)

닉네임
이공
등록일
2012-08-05 13:18:38
조회수
2010
첨부파일
 2003-11-08.JPG (225197 Byte)
공주 산성시장(2003-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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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지용(無用之用)
■ 김영균

장자(莊子)의 인간세편(人間世篇)에 󰡒인개지유용지용이막지무용지용야(人皆知有用之用而莫知無用之用也)󰡓라고 했다.
사람들은 모두 쓸모 있는 것의 쓸모는 알아도 쓸모없는 것의 쓸모는 모른다.
세상에 크게 쓸모없는 것이 도리어 크게 쓸모가 있고, 못쓰겠다고 단념하고 버린 것이 나중에 크게 쓰인 경우를 두고 무용지용이라 했다.
장자는 세상을 손상한다고 해서 인위를 부정했다. 일체의 존재가 자연그대로인 것이 최고의 가치이다. 무용지물은 쓰임새가 없기에 자연의 수명을 다할 수 있다.
그야말로 무용인 것이 참된 유용이며 귀하고 가치 있는 것이라 하겠다.

산에 나무를 베는 것은 쓸모가 있어서이고 기름이 없어지는 것은 타기 때문이고 육계(계수나무 껍질)는 베어져 먹히고 옻나무는 베어져 칠(塗料)이 된다. 유용을 구하는 자는 많은데 무용지용을 깨닫는 자는 많지 않은 것 같다.

나는 사진에서 무엇이 더 좋다거나 덜 좋다고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어떤 의미로 재현할까에 더 고민한다. 아름다움에 대한 모방보다는 삶의 인덱스로서, 존재의 증명으로서의 메시지를 사진에 담고자 한다.
자연은 그대로 보존되기도 하지만 파괴되고 변형되어 인위적인 인공물로서 세상풍경은 변화된다. 내가 과거에 보고 알고 있던 원형은 없어지고 새로운 원형이 나의 의식 속에서 무의식으로 침잠되고 있다.
사진에서 󰡒특별한 놀라움을 제공하는 사진보다는 찍혀진 내용이 주목을 끌게 되어 대수롭지 않은 것을 찍은 사진이 가장 세련된 사진으로 인정받게 되었다󰡓고 롤랑바르트는 말했다.
따라서 나는 일상의 보고 겪고 생각하고 느끼는 것에서 무용지용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이번 사진은 다른 이들은 보잘것없고 하찮아서 소재로 삼지 않는 것이다.
산과 들, 논과 밭은 메워지고 파여져서 큰길들이 생기고 큰집들이 생기는 작업과정에서의 순간을 담았다.
큰길을 보면서, 큰집을 보면서 나는 무엇을 생각하고 사람들은 무엇을 생각할까?
생활의 편리함이나 윤택함만을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당장의 쓸모에만 집착하여 정작에 큰 쓸모는 잊고 살지는 않는지...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과 새로 생기는 것들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 무용지용의 의미를 다시 음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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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가_이민호_016.9360.2334
사진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삶 속에 스며있는 차이의 의미를 찿아가고 있다..
* 블로그 http://blog.naver.com/minoylee <다큐멘터리, 사진을 만나다>
작성일:2012-08-05 13:18:38 14.50.3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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