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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의 카메라 루시다

제목

글 못 읽는 소_(901호)

닉네임
이공
등록일
2013-06-25 17:44:04
조회수
2716
첨부파일
 11-글못읽는 소(이민호).JPG (726688 Byte)
글 못 읽는 소_(901호)

오래전 소에 미쳐서 5년의 기간을 소시장과 함께 했었다.
소시장의 첫 인상은 코뚜레에 연결된 흰 선이 나의 마음을 빼앗았다.
소 시장에서의 오랜시간 머무름은 사람, 건물, 소 의 다양하고 디테일한 부분까지 알게하였다.
그러나 소시장의 시간은 항상 무엇인가 마음을 안타깝게 했는데 소의 운명은 결국 도살장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정해진 운명때문이다.
오늘 여기 찍혀진 소의 대부분은 애석하게도 레테의 강(망각의 강)을 건넜을 것 이다.

" 글을 모른다는 것이 그들에게 가장 큰 허점 이었다."

오늘 내리는 비는 그들을 추억하게 하는 꽃이다.

사진, 너를 선택한다는 것 !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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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전에 나온 소의 주인은 우선 말뚝세를 물어야 한다. 그리고 거간꾼한테서 왜 그의 소가 큰 값을
받지 못할 소인지 설득 받는다.
바로 이 거간꾼이 소를 사러 나온 사람에게는 왜 이 소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소” 인지를 설득
하는 것은 물론이다.
거간꾼들은 팔에 ‘중개’라고 완장을 차고 있는데, 시세는 보통 거간꾼들 우두머리의 속셈에 좌우된다.
매매는 조합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다. 몇 해 전까지는 소의 값은 그 노동력이었다. 그러나 경운기
가 쟁기질을 하는 요즈음엔 흔히 그 무게가 값을 정한다. 소의 무게가 소 값을 결정하는 경향과 함께
인근의 여러 면에서 소를 집단으로 사 오는 장사꾼들이 생겼다. 그들은 주로 노인들을 놉으로 써서
장터까지 소몰이를 해 온다.

쇠전과 맞붙어 있는 돼지전에 몰고 온 돼지는 거의 다 꼴망태에 담겨 온 돼지 새끼들이다. 기르던 큰
돼지는 동네 앞까지 오토바이를 몰고 오는 돼지 장수에게 무게로 팔아넘기고 새로 새끼를 사다가 기
르려는 사람들이 여기에 몰려든다. 돼지 새끼를 사려는 사람은 우선 뒷다리를 훌쩍 들어서 ‘꽥’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그 건강과 성장을 가늠한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흔히 한 마리 돼지를 사이에 두고
삿대질을 하며 ‘이년아’,‘이놈아’하고 얼굴 붉히며 싸움 같은 것을 하는 것을 보게 된다. 물론 흥정
끝에 벌이는 싸움이다.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그것도 치마를 두른 여자가 혿잠방이만 걸친 사내에
게 퍼부어 가며 한푼이라도 더 받으려고 실랑이를 하는 것을 보면 삶의 각박함에 안쓰러운 느낌조차
들지만, 속사정을 알게 될 때에는 이런 사정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까무러치기도 한다. 그것이
내외가 벌이는 거짓 흥정 싸움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샘이 깊은 물> 한창기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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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가_이민호
사진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삶 속에 스며있는 차이의 의미를 찿아가고 있다..
* 블로그 http://blog.naver.com/minoylee <다큐멘터리, 사진을 만나다>
작성일:2013-06-25 17:44:04 180.81.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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