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공주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이창선 부의장이 5분 발언을 하고 있다.

18일 공주시의회 본회의장에서는 한 편의 막장 드라마가 연출됐다.

평소 사사건건 충돌하던 의원들이 이날 본회의장에서 공무원 및 일부 사회단체장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생활까지 들춰내면서 인신공격을 서슴치 않았다.

이날 임시회 본회의에서 이창선 부의장은 5분 발언을 통해 “모 의원이 사채, 백제문화제 당시 추태, 제주도 연수 중 동료의원과의 싸움 등 불미스런 일을 벌여 의원전체가 싸잡아 비난을 받고 있다”며 윤리위원회를 가동해 줄 것을 강력 요구했다.

그러자 한명덕 의원이 “이의 있다”며 발언대에 나와 “의원 간 물고 뜯는 것이 시민들이 바라는 의회가 아니다”라며 “툭하면 사채 얘기를 하는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인 만큼 법에서 알아서 할 것이다. 제주도 사건은 내가 할 얘기이지만 여기까지만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번 노인복지 지원조례를 부탁 받아 자료를 검토하고 있는데 ‘한명덕이 조례를 올리면 무조건 부결되고 이창선이 올리면 가결되니 당신이 참아 달라’는 부탁을 받아 내가 양보하고 이창선이 올려 가결되게 해줬다”며 “그게 ‘하나회’ 조직에서 하는 것이냐”고 따졌다.

이창선 부의장이 또 다시 발언을 요구했으며, 한명덕 의원이 “만약 나에 대해 또 말하면 나도 끝가지 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이 부의장은 “잘못을 느끼게 하기 위해 나는 본인 이름을 밝히지 않았는데 내 이름까지 밝히느냐. 악덕 사채를 하고 뭐가 잘났다고 이 자리에서 발언하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새누리당에서 (한명덕 의원을) 퇴출시키도록 사거리에서 다시 삭발을 하겠다”며 “회의석상에서 맘대로 이름을 거론하는 것을 보니 몰지각하고 참으로 안타깝다”고도 했다.

사태를 지켜보던 송영월 의원은 급기야 “도대체 의회에서 지금 뭐하는 것이냐”고 벌떡 일어나 항의를 했으나, 의원 간 비방이 계속되자 회의장을 빠져 나갔다.

 ▲한명덕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한명덕 의원은 다시 발언대에 올라 “부도덕하고 창피한 것은 본인이 알아야 한다”며 “법도 모르는 사람이 머리만 빡빡 깎으면 다인가. 머리깎고 누구를 퇴출시키겠다는 것인가. 법대로 해라. 누가 무식한지 시민이 안다”고 했다.

한 의원은 또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니 구속하든 의원 빼지를 떼든 법으로 하라”며 의장을 향해 “왜 한명덕이 잘못한 것만 따지나. 제주도 사건을 의회차원에서 조사해 다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언론인 몇 분을 앉혀놓고 흠집 내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며 “시의회가 원만한 상생정치를 펼치려면 의장, 부의장이 그 역할을 충분히 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이 부의장은 “본인이 원하는 것이니까 내용(제주도 사건)이 있으면 밝혀 달라”고 했으며, 고광철 의장은 “전화는 왔었는데 자세히는 밝히지 못하겠다”고 했다.

이어 고 의장은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시민을 위한 의정활동과 거리가 먼 행동은 자제해 달라. 서로 화합하고 더 이상 전쟁 하지 말자”고 했다.

방청석에서 사태를 지켜본 시민단체 모 회장은 “사사건건 충돌하는 의회를 더이상 눈뜨고 보기 민망할 정도”라며 “서로 상대방에게만 잘못과 비난을 전가하지 말고 한발씩 양보해 대승적인 타협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고광철 의장이 동료 의원들을 향해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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