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년간 14개교 73건 중 66건 단독으로 응찰 수의계약
학교별 특정업체 응찰 때 타 업체가 ‘알아서’ 경쟁 회피한 정황
학교마다 정해진 특정 5~6년간 독식... 업체 “담합한적 없어”해명

충청남도공주교육지원청 홈페이지 캡쳐ⓒ
충청남도공주교육지원청 홈페이지 캡쳐ⓒ

 

공주시 교복 업체들이 지역내 중학교 교복 구매 입찰 과정에서 수년간 ‘담합’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을 키우고 있다.

20일 본지가 공주교육지원청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8~2023년 공주시 5개 업체가 수주한 교복 수량은 4620여벌 13억 1000여만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총 입찰 73건의 90.4%에 달하는 66건이 단독 응찰에 의한 수의계약으로 확인됐다.

조사기간 내 같은 학교 물량을 2개 업체가 나눠 간 사례는 2개교 3건에 불과하다. 12개교 70건은 업체별로 각각 독식했다.

업체들이 학교별 응찰 계획을 미리 공유하고 각본에 따라 상호 경쟁을 회피한 의혹을 산다.

A업체는 공주중 6건을 비롯해 봉황 4, 영명 5, 사대부중 6건 등 총 21건을 한해도 거르지 않고 100% 낙찰 받았다. 2100여벌 6억5100여만원 규모다.

1380여벌 4억 3000만원 정도를 수주한 B업체는 공주여중 5건, 공주북중 6건 모두를 차지했다. 학교는 2곳 뿐이지만 학생수가 많아 수주규모가 크다. A·B업체의 대표는 부부사이로 확인됐다.

A업체 응찰 과정의 4년간, B업체 응찰 과정의 3년간에는 두 업체가 서로 도전해 경쟁에 붙기도 했다.

하지만 A업체 낙찰땐 B업체가, B업체 낙찰땐 A업체가 각각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써내거나 제안서(규격서) 미달·오류 등의 방식으로 탈락해 상대 업체의 ‘낙찰 도우미’ 역할을 한 흔적을 의심 받는다.

C업체는 유구(6년) 탄천(4년) 정안(6년) 반포(6년) 이인(4년) 우성중(2년)에서 28건 모두를 단독으로 따내 1억 6100여만원의 수익을 냈다. 형식상 전부 단독응찰 수의계약이지만 실상은 타 업체의 ‘간섭’ 없는 독식구조다.

이밖에 D·E업체가 나머지 6700여만원 규모를 챙겼다.

담합 의혹에 대해 A업체 대표는 “낙찰 결과가 공교롭게 그렇게 보였을 뿐 담합한 사실 없다”고 했고, B업체측도 “전년도에 남은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같은 학교에 꾸준히 응찰했기 때문에 특정 학교에서 계속 낙찰을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교복(동·하복 및 생활복) 가격은 학생 1인당 30만~40만원 정도다.

해마다 충남도가 지원해 주는데 2024학년도에는 32만원씩 배정됐고, 낙찰가가 배정액보다 높을 경우 부족한 차액은 교비로 충당한다.

배정액보다 비싼 낙찰가는 학교 살림을 축내 학생들에게 쓰일 복지비 등에 손실을 준다.

공주교육청은 “교복입찰에 관해 담합 민원이나 문제가 드러난건 없다”며 “다만 의혹이 제기된만큼 충남도교육청과 면밀히 살펴 추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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