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영 공주대명예교수.
‘가을이 오면 눈부신 아침 햇살에 비친 그대의 미소가 아름다워요
눈을 감으면 싱그런 바람 가득한 그대의 맑은 숨결이 향기로워요
길을 걸으면 불러보던 그 옛 노래는 아직도 내 마음을 설레게 하네
하늘을 보면 님의 부드러운 고운 미소 가득한 저 하늘에 가을이 오면...’
가수 이문세도 부르고, 서영은도 부른 ‘가을이 오면’이라는 이 노래를 들으며 맑고 푸른 가을하늘을 쳐다보면, 모든 근심과 걱정 그리고 사소한 욕심들 까지도 날려 보내고 싶은 아름다운 가을이다.

불교에서 말하기를 모든 괴로움의 근원은 욕심이니 욕심을 버리라고 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결코 욕심을 버리려고 하지 않는다. 그로인해 오늘도 무거운 멍에를 지고 괴로운 삶을 살고 있는지 모른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갖고 있는 사소한 욕심들은, 남보다 좋은 자리에서 편안한 직책을 맡아 근무를 하며 칭찬을 받고 싶다는 욕심이다. 이런 것이 우리의 마음에 자리 잡으면 그 순간부터 괴로움이 시작된다.

다른 사람이 나보다 더 열심히 일할까봐 걱정, 보너스를 더 받을까봐 걱정, 그래서 슬그머니 나쁜 마음도 생긴다. 다른 사람이 열심히 못하게 훼방을 놓고도 싶고, 남의 업무실적을 슬쩍 보고도 싶어진다. 이렇게 하는 일은 재미도 없고 괴롭기만 할 뿐이다.

그러나 욕심을 버리면 같은 일도 재미가 난다. 상을 받아야겠다는 욕심 없이, 남을 업신여기는 그런 욕심 없이, 오직 부지런히 노력하여 하나하나 이룩해 가는 즐거움으로 일을 한다면, 근무 그 자체가 한없이 즐겁고 자신이 대견하고 자랑스러워진다. 그리고 나중엔 주위에 칭송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같은 일을 하여 성과를 얻는 데에도 괜한 욕심을 가지고 있는가 아닌가에 따라 일하기가 괴롭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한 것이다.

그런데 이 욕심이라는 멍에는 다른 사람이 내게 지워준 게 아니다. 바로 자기 자신이 스스로에게 씌워준 굴레인 것이다.
어떻게든 남보다 더 앞서야겠다는 욕심.
어떻게든 남보다 더 가져야겠다는 욕심.
어떻게든 남보다 더 강해야겠다는 욕심.
이런 욕심들이 우리의 마음에 도사리고 있는 한 우리의 마음은 편안할 수 없다. 마음이 편치 못하면 몸도 괴롭다. 몸이 괴로우면 공연히 자신에게는 물론 남에게까지 성을 내게 된다. 공연히 성내고 자신과 남을 괴롭히는 어리석음의 근원이 곧 욕심이다.
그러므로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욕심을 내려놓아 보자.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나만 많이 가져야 하고, 나만 행복해야 하고, 나만 사랑 받아야 하고, 나만 칭찬을 받으려는 이기적인 마음 대신 이웃과 더불어 모두 함께 사랑과 행복을 나눌 수 있도록 조금씩 서로 양보해 보자. 그러면 우리의 어깨를 짓누르던 무거운 멍에는 저절로 벗겨져 욕심의 굴레를 탈출하게 될 것이다.

내가 갖고 있는 사랑을 이웃에 나눌 수 있고, 내가 갖고 있는 기술은 이웃을 위해 쓸 수 있고, 내가 갖고 있는 재능을 다른 사람을 위해 기부할 수 있게 되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아름다워 질게다.
그쯤 되면 ‘가을이 오면 눈부신 아침 햇살에 비친 그대의 미소가 아름다워요. 눈을 감으면 싱그런 바람 가득한 그대의 맑은 숨결이 향기로워요’ 이런 노래가 저절로 우리의 마음속을 스칠 것이다. 그렇게 되어 이 아름다운 가을, 서로를 배려하며 오순도순 살아가는 살맛나는 세상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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