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오희숙 공주시의원 행정사무감사서 지적

지난 11일 공주시 집행부 소관 행정사무감사에서 <왼쪽부터> 김경수의원, 오희숙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충남 공주 유구 직물산업의 현주소에 물음표가 던져졌다.

유구 직물은 조선말 고종의 용포 어의를 만드는데 사용했을 정도로 역사가 깊다. 1960년대와 1970년대 전국 인조견의 70%를 생산할 정도로 최대 호황기를 누렸다.

한국전쟁 이후 평안북도와 황해도의 직물 제조업 종사자들이 유구로 피난 오면서 섬유업과 인조견이 시작됐고,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여성 직공들만 3000여 명에 달할 정도였다.

그것도 잠깐, 1990년대 중반 중국의 값싼 직물류가 대량으로 수입되면서 사양길에 접어들었고, 1997년 IMF외환위기에 따른 불황으로 결정타를 맞았다. 이후 동남아지역의 저임금 공세와 자동화로 100여 개에 이르던 직조회사는 50여개로 줄었고, 직원도 500여명 남짓으로 쇠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실크 생산량의 80%를 차지하고 있고, 국내 유일의 색동천 생산지로서 섬유산업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유일의 자카드(복잡한 문양을 표현한 천을 통칭) 섬유도시라는 명성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공주시는 지난 4월 소공인복합지원센터가 새롭게 문을 엶에 따라 자카드와 인조견을 중심으로 섬유산업의 옛 영광 재현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옛 영광 재현을 위해 지금 이대로 괜찮은지 면밀히 검토해 방향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즉 연구와 언단 생산에만 머물게 아니라 2,3차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터닝 포인트’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경수 의원은 지난 11일 행정사무감사에서 유구 섬유산업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연구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지역 업체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방향전환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수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김 의원은 “연구를 주 목적으로 한 소공인복합지원센터에 무려 56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며 “연구에만 매달리고, 1차 생산에만 머물러서는 유구를 섬유산업의 메카로 만드는 일은 요원한 만큼 브랜드 상품 개발 및 완제품 생산 쪽으로의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주시 관내 타올(수건) 시장 규모가 4억 원에 이르고, 무상 지원되는 교복비용도 4억에 이른다. 더구나 애완용품의 경우 국내시장 규모만 6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안다”며 “원단만 생산할 게 아니라 완제품을 생산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브랜드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체질개선 지원에 나서야 한다. 자카드연구소 등의 특허 활용 확대를 위한 기술이전에도 힘써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품질 좋은 원단으로 소비자들이 만족할만한 제품을 생산해 낸다면 지역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물론 창업 및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에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오희숙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오희숙 의원 또한 “소공인복합지원센터의 경우 지난 20년 간 무상으로 임대해줬지만 지역경제 기여도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 연구원들의 인건비조차 충당하기 어렵다고 하고, 전시관에 진열된 제품은 판매용이 아니라 말 그대로 전시용이라는데 기가 막힐 노릇으로 언제까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만 할지 답답하다”며 센터 근무자들의 각성과 분발을 촉구했다.

김정태 경제과장은 “여러 현실적인 애로들로 인해 체질개선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 섬유산업을 주도했던 유구의 섬유산업 부활을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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