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을 지키는 것이 사랑입니다.그것이 인간입니다.

우리는 사랑하지 않으면 불행해진다는 것을 잘 압니다.
만일 부부가 사랑하지 않으면 그것은 부부로서의 도리에 어긋나고 서로가 서로를 가장 괴롭히는 것이며,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임을 잘 압니다.

부부간에 사랑해야 한다는 것은 아주 가까운 곳, 우리 마음속에 삭여져 있는 것입니다.
혹여 서약에 따라 불변의 사랑을 하는 것이 힘들고 인간적으로는 불가능해 보이기까지 하더라도 우리는 이 길을 꾸준히 인내 속에 나가야 합니다.

어떤 선이나 덕도 어려움 없이, 고통 없이 되지 않습니다.
시련을 통해 그를 더욱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면 이렇게 절대적인 사랑과 우리 자신의 취약한 인간성의 간격을 무엇으로 메울 수 있겠습니까?

무엇보다도 ‘사랑은 약속’이라는 것을 거듭 깨닫고 이를 지킨다는 다짐을 해야 합니다.
나는 모든 인간관계의 근본이요, 모든 인간의 사랑의 근원이 되는 부부 사이에서 금이 가는 것은 근본적으로 사랑이 무엇인지, 또 사랑이 얼마나 인간생활과 가정을 위해 소중한 지를 이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은 결코 감정이나 느낌이 아닙니다.
사랑은 감정에서 시작되고 감정이 식으면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의지에 속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사랑하겠다는 결심에서 출발하여 이 결심을 지키는 의지로써 지속되는 것입니다.

약속을 지키는 것이 사랑입니다. 그것이 인간입니다.
얼마만큼 사랑할 것인가? 즐거울 때나 괴로울 때, 성할 때나 병들 때나 죽을 때까지 사랑한다고 약속하였습니다. 전적이고 조건 없는 사랑입니다. 결코 내 마음이 내킬 때에만 사랑하겠다. 기분이 좋을 때에만 사랑하겠다는 식이 아닙니다.

 

바보가 바보들에게(김수환 추기경 잠언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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