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나들이] 잔치국수

공주시 산성시장 안의 좁다라 한 골목 안. 그곳 ‘먹자골목’에 맛도 좋고 인심 좋은 식당, 국수 집이 자리하고 있다.

45년째 내려오는 집으로, 아들, 딸과 함께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부모님이 하는 방식 그 정신 그대로 자식에게도 여전히 대물림 되고 있는 듯하다.

국수 한 그릇에 오백 원부터 시작해서 이제는 삼천오백원이니 말만 들어도 긴 세월이라는 것이 짐작이 간다. 이렇게 오래도록 맛집이 있다는 것이 여간 고맙지 않다.
아마도 공주의 명물식당으로 오래도록 자존심을 지키며 공주에 남아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보통 국수를 잔치국수라 이름 부른다. 국수가 잔치 때 먹는 음식이라는 데서 나왔다. 전통적으로 결혼식이나 생일잔치, 환갑잔치와 같은 행사에서 많은 손님들에게 대접하던 음식이었다.

물론 지금은 환갑잔치라는 것이 많이 없어졌지만 여전히 결혼식이나 기타 행사 등에서 빠지지 않는다. 국수는 음식 가운데 가닥의 길이가 길어 '장수'의 뜻을 담고 있고 결혼식 피로연에서도 신랑과 신부의 결혼 생활이 오래 이어지라고 기원하는 뜻도 담고 있어 잔치의 필수음식으로 잔치국수라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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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오면 이 집은 굵기가 가는 소면을 주문에 따라 바로 삶는다. 삶아 놨던 걸 주는 것이 아니라 바로 삶는 데에서 이 집만의 특징, 정성이 있다. 그러고 나서 바로 찬물에다 씻은 다음 대접에 담고 뜨거운 국물을 넣는다. 면을 뜨거운 물에 끓이고 바로 찬물에 헹구고 또다시 뜨거운 물을 붓고 이러한 과정에서 면발이 더 쫄깃해지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진한 국물에 갓 뽑아낸 국수를 말아 탱글하면서도 부드러운 쫄깃한 면발이 후루룩 입에 들어가자마자 감칠맛 난다.

반찬으로 나온 겉절이와 열무김치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물론 맛도 있다. 아삭한 열무김치의 식감이 좋고 또 뭐라 비교할 수 없는 색깔의 겉절이. 빨갛지만 그냥 빨갛다고 말할 수가 없는 김치. 어떻게 김치가 저런 색을 띄는지 너무 먹음직스럽다.

메뉴는 잔치국수 말고도 또 다른 메뉴 콩국수가 있는데 맛본 적이 없어 내년 여름에는 이 열무김치와 겉절이를 갖고 콩국수를 꼭 맛봐야겠다. 왠지 콩국수랑 먹으면 더 맛있을 것만 같다.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이 집에 왜 이리 사람이 몰리는지 알 것 같다. 맛있으니까, 그리고 특별하니까. 정성이 보이니까……

지금도 여전히 시장 한쪽 골목에서는 사람들의 허기를 채워줄 멸치국물이 부글부글 끓고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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