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이냐, 탈환이냐? 한국당 내 공천 싸움도 변수

정진석 국회의원<왼쪽> 박수현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 ⓒ 파워뉴스

 

총선이 8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각 당에서는 일찍이 총선채비에 들어선 가운데 내년도 1당 사수를 위한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다.

어느 지역구 하나 중요하지 않는 데가 있겠냐만 충청에선 단연 공주·부여·청양이 가장 뜨거운 곳 중 하나다.

수성이냐, 탈환이냐? 현역의 정진석 의원과 19대 국회입성 경험이 있는 박수현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이 내년 4.15 총선에서의 재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싸움에서는 48.1%를 얻은 정 의원이 45%를 득표하며 턱밑까지 추격했던 박 비서실장을 눌렀다.

그러나 박 비서실장이 원래 지역구였던 공주에서는 이기고 새 지역구로 편입된 부여·청양에선 패해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 자기 정당에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구획하는 일)의 피해자였다고 주장하며 ‘권토중래’ 하고 있다.

뚝심과 강단의 정 의원, 겸손과 설득의 박 전 비서실장은 성향에서 차이가 크다.

정 의원이 보수층으로부터 확실한 지지 세력을 갖고 있는 것에 반해 박 전 비서실장은 진보에서의 지지는 물론 보수 쪽에서도 비토세력을 크게 갖고 있지 않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두 정치인의 화법과, 정치적 발화점에 접근하는 방식에는 분명한 온도차가 보인다.

4대강조사평가기획위원회의 공주보 부분철거 의견 발표 이후 자유한국당 4대강 보 파괴저지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정 의원이 목소리를 높이며 보 철거를 반대하는 공주시민들을 상대로 많은 지지를 끌어냈다.

그러나 얼마 전 세월호 유가족 비하발언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당에서도 당대표가 대신 사과하고 징계절차도 착수한 바 있다.

반대로 박 전 비서실장은 sns를 통해 “공주보 문제가 찬성과 반대로 극명하게 고착화 될 때에도 진실은 분명하며, 오히려 정파와 정치인의 진흙탕 싸움이 될 게 뻔했기 때문에 나서지 않았다” 는 말과 함께 “4대강은 사회적 공론을 통해 반드시 재자연화(再自然化)되어야 한다” 고 소신을 밝혔다.

정제되어 있고 조용하지만 분명한 메시지였다.

세월호 사태에서도 그는 “쓰러진 것은 그저 배가 아니라 대한민국 이었다” 며 “잊지 않겠습니다.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겠습니다!” 라고 전했다. 지지세력 결집의 의도를 지닌 정 의원과는 정반대의 반응이다.

정진석 의원이 만일 또 다시 당선되면 5선이다. 일단 국회의장 또는 당 대표를 거쳐 JP가 이루지 못한 충청대망론의 열망을 자신의 손으로 일구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은 채 지역구 안팎에서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수현 전 비서실장 또한 만만치가 않다. 비록 초선의 경험이 전부지만 그를 낮춰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청와대 대변인, 국회의장 비서실장을 거치며 정권의 중심인물로 부각되어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비록 정 의원이 승리했지만 박 실장도 예상보다 많은 표를 받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여와 청양이 워낙 보수적인데다 인지도가 거의 없었음에도 상당한 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4년이 지난 내년에는 어떨까? 박 실장의 ‘절치부심’ 덕에 인지도는 분명 전보다 나아졌다.

하지만, 반대로 정 의원은 현재 지난번과 달리 현역 프리미엄을 갖고 있다.

거기에다 정권 초반 막강했던 정부와 여당의 지지율이 많이 떨어져 있는 것도 그에게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될 것이다.

한편, 한국당 공천을 노리는 전 육군대장 출신인 김근태 씨가 약진을 거듭하고 있으며, 또한 이용우 전 부여군수도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기에 정 의원과 피할 수 없는 한판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분명한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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