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희숙 기자의 칼럼

 
“공주 금강둔치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반납시간 10분을 넘겨 ‘죄송하다’고 말씀 드렸는데 거기 일하는 할아버지가 ‘XX 것들’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13일 공주시청 홈페이지에 시민 이 모씨가 올린 글이다. 이 모씨에 따르면 (이 모씨의) 어머니가 13일 저녁 7시30분쯤 금강둔치에서 자전거 두 대를 빌렸다.

반납시간이 8시반 까지였고, 10분이 늦은 걸 알았기에 반납을 하면서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일하는 할아버지가 욕을 했다는 것.

이 모씨는 “공주시민에게 자전거를 대여해주기 위해 자전거 대여소를 만든 건데 ‘자전거를 빌려 타는 주제에...’라고 했다”며 기분 전환할 겸 자전거 타러 갔다가 기분만 상하고 왔다고 분개했다.

공주시는 지난 2009년 ‘녹색 자전거 도시’를 선언한 이래 25개 노선에 83.81km의 자전거 도로를 조성했다. 또 둔치공원 뿐 아니라 시내 곳곳에 자전거 대여소를 만들어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공주시 관계자는 “자전거는 운동·관광·레저 등 다양한 기능으로 생활의 한 부분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이뤘다고 할 만큼 기반을 갖췄다.”고 자평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자전거 운영상 허점으로 시민들의 불만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토요일(12일) 기자도 황당한 일을 당했다.

금강둔치에서 자전거를 대여해 4대강사업으로 조성된 쌍신동 일원 금강변을 둘러보고, 금강보 일원도 둘러보기 위해 백제대교를 건너 무령왕릉방향으로 가던 중 공주중학교 앞에서 왼쪽 페달이 떨어져 나가는 일을 당했다.

당황이 됐지만 무령왕릉에서 다시 자전거를 대여해 당초 계획했던 금강보를 둘러보기 위해 자전거를 끌고 무령왕릉까지 갔다. 하지만 무령왕릉에 설치된 무인자전거는 25일부터 운영한다는 안내가 돼 있었다. 그렇다고 다시 자전거를 금강둔치까지 끌고 갈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휴일이라 시청 컨텍센터에  문의를 하니 “교통과에 근무자가 있을 것”이라며 전화번호를 안내해줬다. 하지만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담당부서 과장한테 핸드폰으로 연락을 해봤지만 역시 전화가 안됐다.

다급한 마음에 전에 교통과장을 지낸 타 부서 담당관한테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모 담당관도 “담당 직원들에게 전화를 해봤지만 전화 통화가 되지 않는다”며 자전거 대리점에 연락을 해 사람을 보내줬다. 다행히 자전거를 수리해 금강보 일원을 돌아볼 수 있었지만, 자전거 고장으로 2시간이 넘는 시간을 허비했다.

많은 예산을 투입해 곳곳에 설치한 시민자전거.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휴일에 이용객을 위한 서비스가 전무하다는 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서비스·관리로는 저탄소 녹색성장 구현을 위한 자전거 테마도시로의 갈 길은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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