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다귀해장국

따끈한 멀국이 생각나고 얼큰한 멀국도 생각이 난다. 멀국, 국물을 뜻하는 말로 요즘은 듣기 힘든 말인데 우리사무실 국장님만의 재미난 충청도 사투리이다. 6~70대의 어르신들, 그것도 시골에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의 구수한 어투다.

어렸을 적 할머니께서 말씀하시는 ‘멀국’을 종종 들어 봤지만 젊으신 국장님의 입에서 들으니 또다른 재미가 있어 꼭 따라해 보는데 그럴 때마다 한바탕 웃고 지나가야 직성이 풀린다. 가끔 국장님의 엉뚱한 사투리로 인해 사무실 분위기가 즐거워진다.

이번 점심은 국장님만의 구수한 사투리만큼이나 구수한 음식, 국물이 진하고 구수한 뼈다귀해장국을 먹기로 한다. 온몸으로 느껴지는 쌀쌀한 칼바람에 밖으로 나갈 용기가 선뜻 나진 않지만 그래도 배달 음식보단 직접 가서 바로 나온 따끈한 음식을 먹으려 준비를 한다.

아침도 거의 거르다시피 하고 저녁도 먹는 둥 마는 둥 하는데 점심 한 끼라도 잘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목도리며 장갑이며 가릴 수 있는 것은 죄다 가리고 밖으로 조심히 걸어 나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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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학동 파출소 앞 뼈다귀해장국을 먹으러 가는 길이다. 메뉴도 다양한데 우리는 오직 한 가지 메뉴만 파고든다. 몇 번 가봤지만 매번 뼈다귀해장국만 찾게 된다. 막창전골, 순대, 순대국밥, 순대전골, 감자탕 등 뼈다귀해장국 말고도 몇 가지의 메뉴가 더 있는데도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뼈다귀해장국과 감자탕의 차이는 대체 뭘까? 궁금증이 발동한다.
여러 가지 추측이 있지만 결론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굳이 차이점을 찾자면 일단 감자탕에는 감자가 들어가고 뼈다귀해장국에는 감자가 들어가지 않는다. 그리고 두 번째, 뼈다귀해장국은 뚝배기에 1인분씩 나오고 감자탕은 냄비에 나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감자탕은 국물에 밥을 볶아 먹을 수도 있다는 것! 이것이 다른 점이지 않을까 싶다. 간혹 식당마다 차이는 있을지도 모르지만……

다행히 예약을 했기에 많은 사람들 틈에서도 우리의 자리가 있었다. 재빨리 가서 앉았다.

큰 솥에서 소머리와 돼지사골뼈를 함께 오랜 시간 푹 고아서 우려낸 육수에 된장양념을 한 시래기와 살점이 듬뿍 붙은 돼지등뼈를 첨가한 해장국이 뚝배기에 담아져 나온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것이 식욕을 마구 상승시킨다.

원장님 말씀에 의하면 이 요리는 막걸리와 함께 먹으면 술안주 겸 식사대용으로 북한 출신 사람들이 즐겨먹었던 음식이라고 하신다.

한국인의 입맛은 단연 뜨끈하고, 얼큰하면서도 개운한 맛일 것이다. 그 대표적인 음식에는 아마도 뼈다귀해장국이 아닐까. 겨울이면 그 뜨끈함에 매료되는 뼈다귀해장국으로 오늘 점심 한 끼 해결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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