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26일) 오후. 인터넷에서 여행지를 검색하던 중 청주 ‘수암골’이 시선을 끌어 곧바로 사진기를 메고 청주로 향했다.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수암골은 상당히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청주시 수암골목 1번지. 일명 ‘수암골’은 우암산 서쪽 자락에 자리 잡은 청주의 대표적인 달동네이다. 한국전쟁 이후 만들어졌으며, 울산 23육군병원 앞에 천막을 치고 살던 피란민들이 청주로 이주하면서 생겨났다. 지금 수암골에 있는 집들의 모양은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바뀌지 않았다.

70년대 이후 주택 개량화 사업이 진행되면서 담을 새로 올리고 골목 바닥 보수공사를 했지만 집의 형태는 그대로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쓸쓸한 달동네였던 수암골이 변화하게 된 것은 2007년 공공미술 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이홍원 화백을 비롯한 충북민족미술인협회 회원, 충북 민예총 전통미술 위원회 회원 작가, 청주대·서원대 학생들이 ‘추억의 골목 여행’이라는 주제로 서민들의 생활을 담은 벽화를 그린 이후였다.

수암골 입구 바로 앞에는 ‘팔봉제빵점’이 가장 먼저 눈에 띤다. 예전에 이곳 수암골에서 인기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를 촬영을 했었는데, 그 때 이곳이 촬영장소로 활용됐다고 한다. 제빵집 2층으로 올라가면 청주 시내의 소박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팔봉제빵점을 비껴 조금 올라가면 수암골 입구가 보인다. 입구에는 ‘골목 여행 지도’라는 아기자기한 벽화가 그려져 있다. 골목을 들어서면 골목골목 모든 벽에 그려진 벽화가 눈에 들어온다.

 
그 주제도 정말 다양하다. ‘먹보의 입속’이라는 재미있는 벽화도 눈에 띠고, ‘근면, 자조, 협동’이라는 새마을운동 표어도 시선을 끈다.

수암골 꼭대기에는 피아노 건반 모양의 계단도 오를 수 있다. 수암골 꼭대기에 오르면 다닥다닥 붙어있는 수암골 건물들의 슬레이트 지붕들과 함께 청주 시내의 전경이 넓게 펼쳐진다. 도심의 스카이라운지 부럽지 않은 전경이다.

쓸쓸한 달동네에 불과했던 수암골을 벽화 하나로 정겨운 공간으로 변화시켜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고 감동을 준다는 것은 놀라우면서도 기분 좋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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