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인현(공주교육대학교), 요산요수, 한지 둥근부채.

단오는 설, 한식, 추석과 함께 우리나라 4대 명절로 수릿날(戌衣日, 水瀨日), 중오절(重午節), 천중절(天中節), 단양(端陽)이라고 불리며, 일 년 중 가장 양기(陽氣)가 왕성한 날이라 해서 큰 명절로 여겨져 왔다.

이날은 농민들이 모내기를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기풍제이기도 하며, 농사를 생활의 근본으로 여긴 우리 선조들에게는 큰 의미를 지닌 날이다.

단오선(端午扇)이란 더위가 시작되는 단오가 되면 왕이 직접 각 재상이나 시종들에게 부채를 하사한 것에서 유래되어 서로 부채를 선물하는 것을 말한다.

부채를 생산하는 영호남 지역에서 부채를 진상(端午進扇)하면, 여름이 시작되는 단오절에 임금은 부채를 시종재신(侍從宰臣)에게 하사(端午賜扇)하며, 부채를 받은 시종재신들은 이를 일가친척과 친지에게 나누어주는 풍습에서 유래한다.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 ‘본성(本省)에서 보낸 학령선(鶴翎扇)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면서’라는 제목의 시가 있어, 이미 고려시대에도 관청에서 부채를 내려준 예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단오절에 즈음하여 우리의 전통부채인 합죽선(合竹扇)과 한지 부채를 중심으로 등, 연, 우산을 통한 제11회 ‘한국화 한지민예품전’이 2일부터 8일까지 공주문화원에서 열린다.

민예(民藝)라는 말은 사람에 따라서는 민속공예(民俗工藝)의 준말이라 생각하기도 하고, 민중예술(民衆藝術)의 준말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를 민중적인 공예, 또는 공예를 포함한 민중적인 예술을 일컫는 것으로 볼 때, 민중적인 공예는 서민사회에서 이름 없는 장인의 손으로 아첨 없이 만들어져 서민사회의 일상생활에 쓰여 지는 생활용품을 포함한 공예, 회화, 조각, 건축, 예능까지를 아우르는 민중적인 예술 전반을 가리키는 것이다.

민예품(民藝品)이란 민중의 생활 속에서 우리 풍토, 정서, 습관 등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만들어져 전승되어온 민족 고유의 생활용품을 두루 이르는 것이다.

이러한 민예품은 수공예품으로, 천연의 재료를 사용하여 쉽게 구할 수 있고, 일상생활에 사용할 목적으로 제작하여 아름다움과 튼튼하고 소박한 기능성을 갖추고 있으며, 만든 사람도 사용하는 사람도 민중으로, 특정한 예술가의 작품이 아니며 특정한 개인을 위해 만든 것도 아닌, 지방의 전통과 특색을 나타내는 민중의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전통 민예품은 산업화 이후 기계화와 저렴한 공장제품의 대량화에 밀려 자취를 감추고 있으며 현대 생활을 위한 실용성에서도 멀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현실을 바탕으로 2004년부터 시작한 ‘한국화 한지민예품전’은 둥근 부채(방구 부채, 단선, 원선), 접는 부채, 특별한 용도의 별선, 한지 사각등, 한지 둥근등, 한지 방패연, 한지 가오리연, 한지 우산, 한지 옷, 한지 그릇, 한지 포장지, 병풍, 가리개, 한지 격자창과 미닫이창 등의 한지를 재료로 사용한 우리 전통 민예품의 향기와 멋을 한국화 작품으로 새롭게 창작하며, 그 실용성과 더불어 예술적 미학적 가치를 연구해 왔다.

지난해에는 10주년을 보내면서 ‘한국화 한지민예품전’과 함께 전국중등미술수석교사 워크숍, 한국화 한지민예품 학생작품전, 청소년 한국화 한지민예품 체험축제, ‘한국화 한지민예품 교육’의 책자 발간 등으로 초, 중, 고등학교 한국화의 새로운 교수학습방법과 조형성을 모색하고, 한지민예품의 실용적인 면과 함께 한국적 멋을 추구해 온 전통문화에 대한 새로운 페러다임을 구축하였다.

백인현(공주교대 교수) 한국화전통미술제 추진위원장은 “지금 우리의 문화는 서구화된 의식, 기계화된 공장제품, 핵가족화 된 사회가 되면서 선조들이 자연에 순응하며 면면히 가꾸어 온 우리의 멋과 슬기, 전통, 그리고 아름다운 풍속들까지 모두 잊혀져가고 있다”고 아쉬워 했다.

이어 “이에 사라져 가는 우리 전통문화의 순수성을 되살리고, 계승 발전시키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중대한 과제인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화 한지민예품전’은 선인들의 멋을 재인식하고 새로운 전통문화예술 발전과 교육에 크게 이바지하는 기회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파워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