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침몰한 지,
실종자들이 바다에 갇힌 지 엿새가 지났습니다.
구조작업은 더디고, 지켜보는 부모의 가슴은 타들어갑니다.

진도의 실종자 학부모들은
대통령을 만나고자 했습니다. 청와대로 가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경찰들에 저지당했습니다. 그들 또한 섬에 갇혀 있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살아남은 아이들의
학부모로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지금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초기 대응만 제대로 했어도 이렇게 큰 피해는 없었을 것입니다.
재난관리 시스템이 이렇게 허술할 수 있습니까?

지금이라도 당장
민관의 역량을 총동원해
구조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지금 언론은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신속한 구조작업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그저 속보경쟁에 열 올리며, 오보를 내기 일쑤이고,
살아남은 이들에 대한 과도한 취재 경쟁으로
아이들의 상처를 더하고 있습니다.

우리 생존자 아이들의 학부모들은
다음과 같이 간절히 호소합니다.

정부는 모든 것을 총동원해
신속한 구조작업을 진행해주십시오.
갇혀 있는 아이들 찾으러 직접 물속으로 들어가겠다는
애타는 부모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의
늑장 대응에 대해 온 국민이 규탄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진상규명은 그 다음에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언론은 이슈가 아닌, 진실을 보도해 주십시오.

진도의 학부모들은 언론과 현실이
너무나 다르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계십니다. 그리고
살아남은 이들에 대한 취재경쟁을 멈춰주시길 바랍니다.
아이들은 창문을 바라보다 물이 들어올까
덜컥 겁이 난다고 합니다.

지금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절대 안정'입니다.

이번 사고는 비극 그 자체입니다.
아직 구조되지 못한 아이들도, 하늘로 간 아이들도,
그리고 살아남은 아이들도 다 우리가 책임지고 보살펴야 할
아이들입니다. 살아남은 아이들마저 죄인이 된 심정입니다.
병원측에서도 아이들의 심신안정을 위해서도 여러모로
힘써주시고 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생존 아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보살핌을 위해서도 정부와 모든
각계 각층, 전 시민사회가 애써주길 바랍니다.

2014년 4월22일
단원고 생존자 학부모 일동
 

-고도원의 아침편지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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