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희숙 기자의 칼럼

 
“시 행정에 일관성이 없습니다. 시장이 참석하는 데는 축사를 하게하고 안오는 데는 국회의원, 의장 등 아무도 못하게 합니다. 이건 시장의 횡포가 아니고 뭡니까”

공주시가 각종 행사시 의전을 간소화 하겠다고 해놓고 상황에 따라 오락가락 행정으로 일관하자 이같은 날선 반응이 나오고 있다.

공주시는 국경일 및 기념행사를 제외한 모든 행사에 축사·환영사·격려사 등을 생략하고 내빈참석 소개 등으로 대체하겠다는 의전행사 간소화 계획을 지난 2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내놨다.

또 행사의 대회사·기념사 등 식사는 행사를 주관하는 기관·단체장 1인만 하도록 하고, 개회식은 10분을 넘지 않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시 관계자는 “올해부터 공주시에서 개최되는 모든 행사에 적극적으로 적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행사의 의미를 살리고 시민과 관람객 중심의 행사를 진행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그동안 각 지역·기관단체에서 열린 어버이날·체육행사 등 각종 행사에서 이준원 시장은 축사를 대부분 빼놓지 않았다. 이처럼 시가 행사 간소화 계획만 덜렁 내놓고 일관성을 보이지 않아 행정의 공신력도 잃고 시장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우(愚)를 범한 셈이다.

5월 14일 이인면 구암2리 녹색체험관에서 열린 구난이 약나무마을 옻순 축제장. 이날 행사에 이준원 공주시장은 불참하고 박수현 국회의원, 고광철 시의장, 이창선 부의장, 윤홍중 의원, 각 농협 지부장 및 주민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김재철 이인면장은 내빈 소개에 이어 “이날 행사를 위해 이준원 시장이 적극적으로 도와줬다”고 밝힌 후,  “행사시 의전을 간소화하기 위해 이것으로 끝내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수현 국회의원과 고광철 의장, 의원 등 내빈들은 일제히 자리를 빠져 나갔다. 박수현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이렇게 망신당한 것은 처음이다. 시장이 주민과의 소통을 단절시키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의원들도 공감하며 “시 행정이 일관성과 형평성을 잃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이 때문에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의식해 다른사람(?)들에 대한 주민과의 소통을 막기 위한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대충 짐작은 간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하지 않을 선출직들이 누가 있겠는가.

하지만 정치성 행사장으로 전락하는 것을 시민들은 원하지 않는다. 마이크를 이어받아 연설에 나서는 정치인들의 립(Lip) 서비스를 보고 있는 시민들은 참담하다.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시민을 기만하는 행태는 지양해야 한다. 무엇이 진정 시민을 위한 처신인지 보다 신중히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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