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배운 보석 같은 이야기들

살을 에이는 듯한 추위가 몰아치던 날 밤 버지니아 북부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노인이 수염이 꽁꽁 얼어붙은 채 자신을 태워줄 마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기다림이 계속되는 동안 매서운 북풍으로 인해 노인은 전혀 감각을 느낄 수 없었고, 손발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그때 얼어붙은 길 저쪽에서 다가오는 말발굽 소리가 들렸다. 노인은 애원하는 눈빛으로 마부들을 바라보았지만 처음에 지나간 마부에게는 말을 걸지 않았다. 두 번째로 지나간 마부에게도 말을 걸지 않아 마차가 그냥 지나갔다.

잠시 후 세 번째 마차가 다가왔다. 그 마차마저 태워주지 않는다면 노인은 얼어죽을 판이었다. 노인은 이미 눈사람이나 마찬가지였다. 마차가 다가왔을 때 노인이 간신히 입을 뗏다.

“선생, 미안하지만 이 늙은이 좀 태워줄 수 있겠소? 눈이 하도 많이 내려 도저히 걸어갈 수가 없어서․․․․․․.”

그러자 마부가 말의 고삐를 잡아당기면서 말했다.
“그러시죠, 어르신. 어서 마차에 오르십시오.”
그런데 노인은 몸이 얼어붙어 혼자 힘으로는 마차에 오를 수 없었다.

그러자 마부는 마차에서 내려와 노인을 부축해 올려주었다. 그리고 친절하게도 노인이 내려달라는 길가가 아니라 목적지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노인의 자그마한 오두막집이 눈에 들어올 즈음 마부가 노인에게 물었다.
“어르신, 어르신은 저보다 앞서 가단 마부에게는 왜 태워달라는 말씀을 하지 않으셨습니까? 무슨 이유라도 있습니까? 이렇게 추운 날에 만약 제가 거절했다면 어쩌시려고 혼자 길거리에 계셨습니까?”

마차에서 내린 노인은 마부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나는 그 사람들의 눈부터 보았소. 그런 사람에게는 태워달라고 부탁해봐도 소용이 없지요. 그런데 당신의 눈에서는 친절과 동정심이 느껴졌소. 그래서 부탁을 했던 것이지요.”

마부는 노인의 칭찬을 듣자 고마워했다.
“어르신의 말씀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바쁘다는 이유로 친절과 동정을 필요로 하는 사람의 부탁을 거절하는 일이 없게 하겠습니다.”
 

마부는 노인을 무사히 데려다준 뒤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토마슨 제퍼슨이라는 그 마부는 나중에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
 

-작가 미상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배운 보석 같은 이야기들(안의정 엮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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