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 논에 빠진 할머니 곁 40시간 머물며 체온으로 생명 구해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6일 오후 홍성 역재방죽공원 의견(犬)상 앞에서 반려견 ‘백구(견령 4세)’를 전국 1호 명예119구조견으로 임명했다.

 

충남에서 대한민국 첫 ‘명예119구조견’이 탄생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6일 오후 홍성 역재방죽공원 의견(犬)상 앞에서 반려견 ‘백구(견령 4세)’를 전국 1호 명예119구조견으로 임명했다.

양승조 지사와 김석환 홍성군수, 홍성소방서 의용소방대연합회 김문석‧장재복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연 이날 행사는 명예구조견 임명 경위 소개, 임명장 및 계급장 수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견주인 심금순(여, 65세)씨를 비롯해 홍성군 서부면 어사리 이상배 이장, 홍성군유기동물협회 복진수 소장 등이 참석해 축하해 주었다.

백구가 우리나라 첫 명예119구조견으로 임명된 것은 치매환자인 90세 할머니가 길을 잃어 논둑에 쓰러졌을 때 곁을 떠나지 않고 하루가 넘도록 생명을 구하고 구조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8월 24일 홍성군 서부면에서 저녁 11시를 마지막으로 어머니인 김 씨가 보이지 않는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인근 농장의 CCTV로 마을 밖으로 벗어나는 김 씨의 모습을 확인하고 마을 주민들과 함께 수색에 나섰지만 이틀째 미궁에 빠졌다.

26일 경찰의 공조 요청을 받은 도 소방본부는 홍성소방서와 서부면 남녀 의용소방대 대원들을 현장에 투입해 수색에 나섰다.

합동수색을 시작한 지 3시간 만인 이날 오후 3시 30분경 경찰의 열화상 탐지용 드론 화면에 작은 생체 신호가 포착됐다.

벼가 무성히 자란 논 가장자리 물속에 쓰러져있던 김 씨 대신 곁을 지키던 백구의 높은 체온이 확인된 것이다.

발견 당시 저체온증을 호소하던 김 씨는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되어 현재는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양승조 지사는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 백구는 믿을 수 없는 기적을 만들어 모두를 감동케 했다”라며 “백구가 보여준 것은 주인에 대한 충심이고 사랑을 넘어서 인간의 효(孝)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또한 김석환 군수는 “이곳 역재방죽공원은 화재로부터 주인을 구하고 숨진 의견설화가 깃든 뜻깊은 장소”라며 “우리 고장 홍성이 또 한 마리의 의견을 품게 되어 매우 감격스럽다”고 전했다.

견주 심금순 씨도 “유기견이었던 백구가 3년 전 큰 개에게 물렸을 때 도움을 줬고 그때부터 인연을 맺었다”며 “유독 어머니를 잘 따랐던 백구가 은혜를 갚은 것 같아 고맙고 가족처럼 더 잘해줘야겠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소방청은 지난해 4월 ‘명예소방관 및 소방홍보대사 운영에 관한 규정’을 제정한 바 있다.

백구는 사람과 동물 등을 명예소방관으로 위촉할 수 있도록 한 규정에 의해 탄생한 ‘전국 1호 명예119구조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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