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라 선왕 시절에 사람들이 싸우다가 한 사람이 길에 넘어져 죽었다.
관리들이 현장에서 죽은 사람과 싸우던 형제를 체포하였다.
그들을 심문하니 형과 아우가 서로 자신의 범행이라고 자백하였다.
판사가 형제가 서로 자기 잘못이라고 주장하므로
누구에게 벌을 줄 수 없어 고심하게 되었다.

마침내 왕에게까지 이 소식이 들어갔다.
왕은 그 형제의 어머니를 불러 물었다.
“두 형제 중 누가 사람을 죽였는가?
너는 자식들 중 누가 선하고 악한가를 알 것이다.
누구를 살릴 것인가?”
그러자 어머니는 흐느껴 울면서 말했다.
“작은놈을 죽이십시오.”
왕이 의아해 하며 다시 물었다.
“대개 어머니들은 작은 자식을 사랑하게 마련인데
너는 어찌 주저없이 작은아들을 죽이라 하느냐?”

어머니가 눈물을 훔치며 대답했다.
“작은놈은 제자식이고, 큰놈은 전처의 자식입니다.
아이의 아버지가 일찍이 숨을 거둘때
큰놈을 잘 보살펴달라고 부탁하여 제가 약속하였는데
이제 와서 제 아이만을 살리려 한다면 사람의 도리가 아닙니다.
그것은 약속을 배신하고 신의를 저버리며
죽은 남편을 욕되게하는 일입니다.
작은놈의 처지가 비록 불쌍하지만
그 역시 제가 사람을 죽였다 하니 제가 어찌하겠습니까?”

실로 정의로운 어머니입니다.
사랑의 비극이란 없고, 사랑이 없는 곳에만 비극이 있습니다,
이에 왕도 감동하여 아들들의 죄를 용서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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