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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수(妙手)로 보기 어려운 송선동현 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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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6.06  22: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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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금강일보 이건용 기자

이건용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따낸 장수연 선수는 “그동안 조급증에 허덕였다. 우승 기회가 올 때마다 서두르다 망친 경기가 많았다"고 털어 놓은바 있다.

김인식 전 한화 이글스 감독 또한 팀이 최악의 시즌을 보낼 당시 “오히려 부진에서 벗어나려고 서두르다 보니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장탄식을 내뱉기도 했다.

급히 먹는 밥이 체하고 서두르면 일을 망친다. 도시정책 또한 마찬가지다. 마음이 급하다고 뜨거운 죽을 먹을 수는 없는 일로, 입천장을 델까 겁난다. 그래서 우리 선조들은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충남 공주 송선동현 신도시 개발 계획이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 중이다. 요즘 벌집 쑤셔 놓은 분위기다. 수백 년 조상대대로 살아온 터전을 하루아침에 뺏기게 생긴 원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최대 복병인 ‘종중’들의 기류도 심상찮다. 지주들까지 가세했다. 누구하나 반기는 이가 없다. 다수의 지주들이 반색하는 여타 신도시 개발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송선과 동현 일대는 세종시 특수로 계속적인 지가 상승이 기대되는 곳이다. 소위 ‘금싸라기 땅’으로 굳이 급하게 팔 이유가 없다. 그런데 느닷없이 팔거나 강제수용당할 처지에 놓였으니 반발할 수밖에. 하나같이 토지 매각에 따른 양도소득세까지 물어야할 판이니 영 달갑잖다.

택지조성 이후 지가 상승과 이에 따른 세 부담도 문제다. 현 시세가 택지조성 후 껑충 뛸게 분명하다. 인근 땅값 또한 덩달아 들썩일 수밖에 없다. 괜스레 땅값만 올려 서민들의 삶만 팍팍하게 만드는 건 아닐지.

원도심 공동화도 걱정거리다. 인구감소로 가뜩이나 공실률이 높은 상황이다. 강남 구도심은 물론이고 신관동까지 빈 점포가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 송선동과 동현동이 개발되면 기존 도심 공동화는 가속화될 게 뻔하다. 이중삼중의 공동화 폐해가 우려된다.

신도시 개발이 지역경제에 호재인 것만은 분명하다. 도시개발을 하지 말자는 것도 아니다. 하더라도 신중을 기하잔 얘기다. 굳이 개발 잠재력이 큰 곳을 택한 것은 신중치 못했다는 비판 또한 차근차근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저렴한 주택 공급을 통한 주거 안정 및 주택난 해소, 인구 분산, 낙후지역에 대한 균형발전 등 신도시 개발 명분도 찾기 어렵다.

공주시의 이해관계(공공기관 유치를 위해 추진 중인 ‘동현지구 스마트 찬조도시’의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와 사업 제안자인 충남개발공사의 이해관계(산단조성 등 그간의 여러 사업에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던 것을 이곳에서 만화하려 함)가 서로 맞아 떨어진 결과로, 땅 집고 헤엄치려는 속셈 아니냐는 비판까지 인다.

차라리 개통 6년이 넘도록 ‘유령역’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KTX공주역 일원에 신도시 조성 계획을 발표했더라면 누구라도 쌍수를 들고 환영했을 일. 충남개발공사의 달콤한 유혹을 덥석 문 것은 패착으로 보기도 어렵지만, 적어도 묘수는 아닌 게 분명하다.

신도시 개발은 더 이상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신기루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전국의 여러 도시들의 사례에서 무리한 도시 확장은 만만찮은 후유증을 남기고 있다. 앞선 도시들이 도시 팽창이 아닌 도시 압축과 도시성장이 아닌 도시재생에 집중하고 있음은 시사하는 바 크다.

이제는 개발도 좋지만, 사람이 오고 인재가 오는 도시 풍토를 만드는 일에 집중했으면 한다. 인재들이 머물고, 인재들이 모이면 자연스레 기업은 찾아오게 돼 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어떤 사안을 결정할 때, 특히 시민들의 삶과 직결된 정책을 결정하는 일 만큼은 서둘러 낭패를 보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공자(孔子) 가라사대 ‘서둘러 가려다 오히려 이르지 못한다(欲速則不達)고 했다.

발묘조장(拔苗助長). 벼를 빨리 자라게 하려고 벼의 순을 잡아 뺀 어리석은 농부 이야기가 불현 듯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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