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차 90여대 망가져 경찰 수사 착수 예고

공주시 계룡면과 논산시 상월면의 주유소 2곳에서 경유를 주유한 차량 수십 대가 고장나는 등 피해가 잇따라 경찰이 성분 분석을 의뢰하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조짐을 보이고 있다.

 

충남 공주시 계룡산 인근의 한 주유소에서 주유한 경유차량 수십 대가 고장나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31일 공주경찰서에 따르면 최근 공주시 계룡면의 한 주유소에서 경유를 주유한 차량에서 시동 꺼짐과 배기가스 저감장치 고장 등의 현상이 잇따라 발생했다.

같은 현상을 신고한 운전자만도 38명에 달한다. 공주시 계룡면의 주유소 외에 논산시 상월면의 또 다른 주유소에서도 수십 명이 피해를 호소하는 등 피해규모는 점점 커질 전망이다.

운전자들은 “K주유소에서 주유한 뒤 시동이 꺼지는 등의 고장으로 수백만 원의 수리비가 나왔다”며 “주유한 경유가 가짜이거나 경유와 등유를 혼합한 유사석유 아니냐?”는 의심이다.

카페와 블로그 등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는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운전자 A씨는 “지난 24일 계룡산을 갔다가 오는 도중 K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었는데, 액셀레이터를 밟으면 꿀렁거리다 멈춰 서비스센터에 들어갔더니 가짜경유가 주유됐다며 AS가 안된다고 한다. 수리비용만도 700만 원정도 든다는데, 주유소 사장은 전화도 안 받고 파하고 있다. K주유소에 주유한 뒤 수리를 받으러 온 차들이 많다고 한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또 다른 운전자 B씨는 “가짜기름을 주유해 피해가 이만저만 아니다. 차가 이상해서 서비스센터 들어갔더니 견적이 300만 원 이상 나왔다”면서 “혹시 주유하고 나서 시동이 꺼진다거나 이상함이 느껴지면 꼭 체크해 보라”고 충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유소 소장과 기름을 공급하는 탱크로리 운전자와 차량, 사업장 대표 등을 특정해 놓은 상태로, 성분 분석 결과 품질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석유 및 석유 대체 연료 사업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피해를 호소하는 전화가 빗발치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자 해당 주유소는 지난 29일부터 문을 닫고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공주시 관계자는 “피해자 구제와 보상이 우선인 만큼 해당 주유소 소유주에게 임대료를 지불하지 말 것을 통보하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영업정지와 과태료 등의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에 따르면 가짜석유제품을 제조·판매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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