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알밤 브랜드 지킴이 서비스... 손질해야”

▲ 전국 최고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공주시가 시범사업으로 추진 중인 ‘공주알밤 브랜드 지킴이 서비스’가 자칫 원산지를 속여 소비자들은 물론 밤 생산농가들에게도 피해가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다. ⓒ

 

우리나라 밤 브랜드 중 최고인 ‘공주밤’의 명성과 자부심을 지키기 위한 행정당국의 노력이 자칫 생산농가와 소비자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주시는 본격적인 밤 수확기를 맞아 ‘공주알밤 브랜드 지킴이 서비스’ 시범사업에 나섰다.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이번 서비스는 지난 9월 1일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다.

시는 공주지역에서 생산된 밤에 공주알밤 브랜드 지킴이 스티커를 부착해 소비자들이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해 전국 최고를 자랑하는 공주밤의 명성을 지켜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소비자가 포장지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하면 공주알밤 정품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로, 현재 택배 서비스를 운영 중인 정안농협, 사곡농협, 공주산림조합 등 3곳에서 수집된 밤만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운영 중이다.

공주밤의 명성을 이어나가려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외지 밤이 ‘공주밤’으로 둔갑해 판매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공주산림조합의 경우 장기면(현 장군면)과 의당면 일부가 세종시에 편입됐지만, 조합원 자격은 계속 유지돼 조합에 밤을 낼 경우 공주밤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연대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이인, 탄천, 계룡지역의 밤을 일괄 수매하고 있는 사곡농협의 경우도 일부 조합원들의 경우 부여와 논산 등에서 밤농사를 지어 지역농협에 내고 있다.

정안농협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조합들은 되도록 외지 밤을 수매치 않으려고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현재로선 딱히 막을 방법이 없다. 조합원들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공주에서 생산되지 않은 밤이 공주밤으로 둔갑해 팔려 나가고 있는 셈인데, 시까지 나서 인증을 해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전가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다행히 올해는 지역 농협들의 밤 수매가가 인근 부여 및 청양보다 싸게 책정돼 공주로 넘어오는 물량이 적어 다행이지만, 상황은 언제든 뒤바뀔 수 있어 밤 농가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공주밤이 아닌 밤에 공주밤 인증을 해줘 혹여 문제라도 발생하면 공주밤의 명성이 곤두박질쳐 종래 피해는 밤 농가들의 몫이 될 것이라는 우려다.

지역의 한 밤 재배농민은 “외지 밤이 공주밤으로 둔갑해 판매되고 있는 현실에서 조합들과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며 “지금이라도 문제점을 보완한 뒤 사업을 진행하는 게 순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조합들과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보다 개별 농가들과 협약을 맺고 사업을 추진하면 원산지를 속여 소비자를 우롱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농가들의 볼멘 목소리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공주밤의 명성을 지키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이번 사업이 밤 생산농가는 물론 밤 유통업체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농민들의 손에 달려 있다. 밤 재배농가와 밤 유통업체들이 나서지 않으면 공주밤을 지키긴 힘들 것”이라며 “농민들의 좋은 의견과 시범사업을 통해 도출된 문제점은 향후 반영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국 최고라는 명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시가 인증하는 자루를 밤 생산규모에 맞게 지급하는 ‘공주밤 생산 이력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과 함께 일부 밤 유통업체들의 비양심도 손을 봐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일부 밤 유통업체들의 경우 인근 부여와 청양 등에서 밤을 수매해 ‘공주밤’으로 둔갑시켜 ㎏당 수백 원씩 비싸게 파는 부도덕한 행위가 만연해 뿌리를 뽑아야 한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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