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제문화제 공연 모습 ⓒ 파워뉴스

 

백제문화제재단(구 백제문화제추진위원회·이하 재단)의 초대 대표이사 선임이 또 불발됐다.

재단은 6일 부여 사무실에서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선임에 나섰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재공고 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재단이 출범 초기부터 삐걱이는 가운데 이번 사태의 원인을 두고 조직구성 방식의 태생적 한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백제문화제 격년개최까지 양보 했으면서 재단 대표조차 공주시 인사를 앉히지 못하는 ‘정치력 부재’를 두고 김정섭 시장에 대한 시민들의 반발도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달 초 2년 임기의 대표이사 선임 공고를 낸 재단은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10여명의 응모자 중 서류와 면접 등을 거쳐 후보를 압축했다.

공주 출신 예술인 O씨, 부여 출신 전 공무원 S씨, 모 대학 교수 I씨 3명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같은달 열린 이사회는 대표이사를 선임하지 못한채 회의를 미뤘다.

시간 부족을 이유로 들었지만 파행이 예고됐다.

이사회는 김정섭 공주시장과 박정현 부여군수, 충남도 문화체육국장, 두 지자체에서 각각 추천한 1인씩 총 5명으로 구성돼 있다.

문제는 두 단체장이 당연직 공동 이사장을 맡고 있어 어떤 회의를 하든 '2명의 만장일치'가 되지 않는 한 결론을 낼수 없는 구조라는 점이다.

6일 재차 열린 이사회에서도 두 단체장은 해당 지자체 출신 인사를 대표이사로 지지했을 가능성이 크다.
충남도 문화체육국장 역시 '충남도 몫'으로 후보군에 든 1명을 밀면서 이사회 의견이 2대2대1로 분산돼 선임 실패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재단 관계자는 “비공개 회의였기 때문에 자세한 사항은 모른다”며 즉답을 피했다.

‘대표선임 무산’을 내놓은 재단의 결론이 단순히 재공모를 위한 절차인지는 알수 없다. 다만 ‘적임자 없음’이 공식 입장일 경우 최종 후보에 오른 3명은 재응모가 불가능하다.

재단의 전신인 백제문화제추진위원회(백추위)는 2018년 10월에 위원장을 선임할 때도 비슷한 파행을 겪었다.

두 지자체가 2년씩 번갈아 위원장직을 맡기로 한 후 부여출신 인사의 위원장 임기 만료에 맞춰 공주쪽 인사를 선임하려 했으나 부여의 '동의 거부'로 무산됐다. 공주의 거센 반발과 불만을 불렀다.

당시에도 백추위는 수차례 회의와 재공고 등 소모적 절차를 거듭했다. 결국 위원장직을 없애고 사무총장 체제라는 기형적 방식을 택해 최근까지 1년여간 운영 해왔다.

재단 관계자는 이달 14일 이전에 대표이사 선임 재공모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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