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시의회.  ⓒ

 

김종우씨 등 24명이 '공주시 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이하 인권조례) 폐지안을 의회가 의결하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며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공주시의회가 승소했다.

7대 의회 당시 폐지안을 상정하지 않은 채 지난해 6월30일 의회 임기가 만료되면서 자동 폐기된 과정은 적법하다는 1심 법원의 판단이 내려짐에 따라 원고측의 항소 여부가 주목된다.

대전지방법원은 지난달 30일 원고측이 제기한 '조례폐지 주민청구에 대한 부작위 위법확인' 1심 선고공판에서 "행정소송은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상 분쟁을 법에 의해 해결함으로써 법적 안정을 기하는 것"이라고 전제 한 뒤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의 의결 여부는 추상적 내용을 담고 있는 자치법규의 입법과정에 불과하고, 원고들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변동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어서 원고들의 주장은 부적합하다"며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

2016년 6월 제정된 인권조례가 폐지 논란에 휩싸인건 이듬해 5월.

당시 기독교계 인사들을 주축으로 한 김종우씨 등은 시민 6300여명의 서명을 받아 공주시에 폐지를 청원했다.

공주시 인권조례는 '성적지향, 전과 등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명시돼 있는 국가인권위 권고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동성애와 동성결혼을 옹호하고, 일부 일처제의 근간을 무너뜨릴수 있는 우려가 있다는게 이들 청원의 핵심 요지였다.

공주시는 폐지청원을 의회에 부의하면서 “조례를 통해 시민의 인권을 체계적으로 보호하고 인권문화 확산과 제도가 정착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성소수자 차별 금지 규정을 포함한다는 이유로 인권조례를 폐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첨부했다.

조례 폐지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도 '성 정체성' 등과 무관한 지역 인권조례를 폐지하라는건 말이 안된다며 펄쩍 뛰었다.

폐지조례안은 2018년 1월 196회 공주시의회 임시회에 정식으로 제출됐지만 의회는 사안의 민감성 등을 고려해 심의를 보류했다.

같은해 4월 197회 임시회가 열렸으나 폐지안은 상정되지 않았고, 7대 의회가 6월 30일 임기를 마침에 따라 자동 폐기됐다.

행정소송법 8조에 따라 항소는 판결서가 송달된 날로부터 2주 이내에 하도록 돼있어 원고측의 항소여부는 이달 13일 이전에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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