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요금 조정 힘겨루기... 노조원 A씨, 몸에 신나 뿌리기도
공주지역 택시 기사들이 기대에 못미치는 요금 인상안에 불만을 표출하며 단체행동에 나섰다.
기사 50여명이 24일 오후 공주시청에서 확성기를 동원해 ‘인상률 재고’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A씨가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을 위협하는 등 일촉즉발의 긴박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기사들은 차량의 운행을 전면 중단하고 장기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당초 최윤석 전국택시노조 공주지부장을 비롯한 박노경 개인택시 공주지부장과 5개 법인택시노조위원장 등은 요금안 수정에 기대를 걸고 김정섭 시장을 만났다.
그러나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자 ‘결렬’을 선언하고 실력행사에 돌입하는 한편, 뜻이 관철될 때까지 시청 앞에서 집회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최 지부장은 “전국 최초로 택시요금 조정에 반발해 시위를 벌이는 사태가 빚어진 것은 공주시의 불분명한 태도와 안이한 대처 때문” 이라며 시 행정에 대한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현재 인구 10만의 공주시에는 370대의 택시가 운행 중인데 택시요금은 1.5㎞당 기본료 2800원이다.
지난 18일 공주시는 택시요금 조정심의 물가대책위원회를 열고 1.5㎞에 2800원이던 기본요금을 3300원으로 인상했다.
이 과정에서 거리병산제(미터요금) 방식도 110m×40초×100원에서 110m×30초×100원으로 바꾸면서 초단위 계산간격을 소폭 줄여 요금인상 효과를 보도록 했다.
그러나 기사들은 공주시의 인상률은 어림도 없는 수준이라며 강력 반발한다.
이미 충남도내 인접 타 자치단체에 비해 요금차가 컸는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참아왔지만 이번 인상률에서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인구 10만의 공주시와 규모가 비슷한 홍성군은 기본료만 1.4㎞에 3300원으로 공주시보다 월등히 높다. 병산방식도 83m×25초×100원으로 높였다.
인구 18만에 300대가 운행 중인 당진시의 경우 이미 2013년부터 1.4㎞에 2800원의 기본요금과 95m×23초×100원의 미터 요금을 적용해 오고 있다.
인구 30만에 300대가 운행 중인 세종시도 1.5㎞에 2800원으로 병산은 105m×34초×100원을 적용한다.
부여군은 1.6㎞에 2800원 및 90m×30초×100원이다.
이 때문에 천안이나 부여를 오갈 경우 공주로 오는 타 지자체 택시의 요금 보다 공주에서 출발하는 택시요금이 1만원 가량 적게 나온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밖에 타 지자체를 보면 ▲천안시 2㎞에 3300원(115m×30초×100원) ▲아산시 2㎞에 3300원(110m×30초×100원) ▲서천군 1.4㎞에 3300원(83m×30초×100원) ▲태안군 1.5㎞에 3300원(78.1m×21.8초×100원) ▲금산군 1.4㎞에 3300원(82m×23초×100원) 등으로 인상해 공주시 택시요금이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박노경 개인택시 공주지부장은 “지난 2013년부터 동결된 택시비를 5년 만에 인상하면서 적어도 충남도 권고안인 17.14% 정도만 인상했어도 이렇게까지는 반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 관계자는 “각 지자체의 인상안과 지역 택시업계의 현실을 비교 검토한 후 신중하게 결정할 예정” 이라며 “시민 설득을 통한 공감대 형성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고 밝혔다. 사실상 쉽게 타결되지 않을 전망임을 내비친 것이다.
최 지부장은 이에 대해 “택시기사들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는 택시를 세워놓고 사납금까지 물어내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싸우겠다” 고 말했다.
한편, 전창훈 공주경찰서장이 24일 오후 의경 1개 중대를 공주시청 집회현장에 투입한 가운데 직접 진두지휘에 나서 시너를 몸에 뿌리고 분신을 하겠다고 나서는 택시노조원의 불상사를 막았으며, 김광제 금학지구대장과 지구대 경찰관 및 공주서 정보형사를 비롯 공주소방서 소방공무원이 완전무장을 한 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현장은 긴박감이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