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걸 교수의 ‘공주의 근현대사 마지막 이야기’

▲공산성 쌍수정 앞에서 공주대 지수걸 교수가 공주향토문화연구회원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펼치고 있다.
공주대 지수걸 교수의 공주의 근현대사 세 번째(마지막) 이야기로 ‘공산성 빙고재’ ‘공산성의 정문 진남루’ ‘공산성과 산성동’ ‘산성공원과 운동장’ 등을 시작한다.

지수걸 교수에 따르면 공산성내 공북루에서 만아루로 향하는 고개를 성안마을 사람들은 ‘빙고재’라 불렀다. ‘조선총독부관보’(803호,1915.4.1.충남도 고시제15호)에는 1915년 산성동 진남루 밖(166번지)에 충청남도 ‘원잠종제조소’를 설치했다는 기사가 보인다.

공산성내 잠종저온창고는 일제 패망 이후 한때 거지굴로 활용되기도 했다. 또 해방 이후 공산성 저온창고는 공주 어물전 상인들의 얼음창고로 활용되기도 했으나, 1960년대 들어 제빙업이 발전하면서 용도 폐기됐다.

▲공산성 내 저온창고.
공산성內 저온창고···
한때 거지굴   1930년대 중반 무렵 김갑순이 빙고재 인근에 공주형무소 죄수들을 동원해 가묘(假墓)를 조성했다고 한다. 그런데 무덤 조성 직후 진남루가 폭싹 주저 않는 괴사건이 발생했다는 것. 그러자 공주사람들은 “김갑순이 공산성 내에 무덤을 썼기 때문에 통티가 난 것”이라 수군대기 시작했다. 이에 군청이 가묘 사건에 개입하자 김갑순은 가묘를 철거하고 계룡면 구왕 쪽에 재실과 무덤을 조성했다고 한다.

지수걸 교수는 “공산성 1500년 역사에서 사람들의 내왕이 가장 많았던 길을 손꼽으라면 단연 공산성의 정문인 진남루에서 쌍수정으로 오르는 길과 진남루에서 공북루로 가는 길을 손꼽지만 성안마을이 사라지면서 공북루에서 진남루로 가는길이 현재는 막혀 버리고 말았다”고 아쉬워 했다.

지 교수는 백제시대 왕성이었을 때는 물론 조선왕조시기조차도 공산성의 정문은 금서루가 아닌 진남루였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사람들의 내왕이 뜸하나 공주사람들은 얼마 전까지 남문인 진남루를 통해 공산성으로 들어왔다는 것.

▲사람들의 내왕이 가장 많았었다는 진남루에서 공북루로 가는 길. 성안마을이 사라지면서 공북루에서 진남루로 가는길이 현재는 막혀 버리고 말았다
산성동···교통의 요지이자
공주의 관문으로 부각   군영이 폐지된 이후 진남루 길은 공주사람들에게 고개길일 뿐이었으며, 진남루 밖 석축 근처에 조그만 제단과 남근석이 보이는데, 예전에는 그곳 인근에 커다란 괴목이 서 있었으며 진남루 진입로 근처에는 점집이나 당집들이 많았다.

조선왕조 시기 산성동은 시가지 외곽의 한가한 마을에 불과했다. 하지만 공주대로와 금강교(배다리, 철다리)가 건설되면서 산성동은 교통의 요지이자 공주의 관문으로 부각됐다. 1930년대 후반까지 볏가마나 석탄 등 무거운 화물은 대부분 금강 물길을 통해 운반됐다.

산성동 발전의 커다란 계기를 제공한 사건은 1937년 공주읍 시장의 중심이 중동에서 산성동 지역으로 옮겨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1938년경 제민천 제방이 완공되면서 지금의 산성시장 일대 저습지에 대한 매립 작업이 활기를 띄었다. 그러다가 연문광장 일대까지 매립이 진행된 것은 1980년대 중반 무렵이었다.

▲지수걸 교수는 공산성의 정문이 금서루가 아닌 진남루라고 주장했다.
육영수 여사···
공주사대 방문  
이괄의 난 때 인조가 공주로 피난을 왔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게다가 공주에는 데라우찌, 미나미, 이승만, 윤보선, 박정희, 전두환 등은 물론이고 심지어 육영수 여사가 공주사대를 방문했을 때 만들어진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다.

지 교수는 “공주에 전해지고 있는 인조의 공산성 피난 관련 설화 가운데 ‘인절미’ 관련 설화는 여러모로 활용되고 있으며, 더불어 ‘도록목이’ 이야기도 활용가치가 충분한 설화”라고 강조했다.

특히 일제시기 산성공원은 각종 체육대회나 대중집회는 물론 소풍, 야유회의 단골 장소였다. 1925년 4월19일 산성공원에서 육상대운동회가 열릴 예정이었는데 당일 아침 대화정 공동변소, 식산은행 변소 등에다 운동회에 많은 인사들이 모인 중에 대한독립만세를 고창하자는 광고문이 게시된 사건도 흥미롭다고 설명했다.

▲공주향토회 회원들이 만아루에서 지수걸 교수의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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