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2일 환경부 ‘4대강조사·평가기획위원회’가 ‘공주보 부분철거’ 방안을 발표하면서 찬반의견이 맞서 지역쟁점화 되고 있다.

지난 4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4대강보파괴저지대책특별위원회’가 공주보를 찾아 ‘공주보 철거 백지화’를 주장했다.

이어 ‘공주보철거반대투쟁위원회’는 지난 8일 공주문예회관에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박석순 교수를 초청해 ‘금강보의 환경적 기능과 경제적 가치’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열고, 자유한국당 정진석(4대강보파괴저지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의원 등과 함께 토론회를 열었다.

 

▲ ‘공주보철거반대투쟁위원회’는 지난 8일 공주문예회관에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박석순 교수를 초청해 ‘금강보의 환경적 기능과 경제적 가치’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열었다. ⓒ 파워뉴스

 

박석순 교수 “보 때문에 녹조가 생긴다는 건 새빨간 거짓말”

이 자리에서 박석순 교수는 “4대강 보 때문에 녹조가 생긴다는 건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보가 물을 가둬 물이 많아지면 오히려 오염물질이 희석돼 수질이 깨끗해진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또 “지난해 상시 개방한 세종보는 오히려 녹조생물 남조류가 기존보다 세 배 이상 증가했다. 수문을 열어 수량이 줄어들면 수온이 급증하면서 오염물질이 농축되기 때문이다”고도 했다.

‘퇴적물 오염도가 높아졌다’는 주장에 대해선 “많은 환경단체가 4대강 바닥에 펄이 생기고 실지렁이가 있다는 걸 생태계 파괴 근거로 삼는데 이는 오히려 하천이 정화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종보가 철거되면 1차 거름장치가 없어져 피해는 공주가 입고, 공주보가 해체되면 고스란히 부여로 간다. 부여보를 상시 방류하면 역시 거름 역할이 없어져 금강하구에서 모든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금강 보를 해체해선 절대 안 된다”고 못박았다.

이날 토론회에는 박석순 교수와 정진석 국회의원, 이창선 공주시의회 부의장, 최창석 공주시문화원장, 시민 4명 등이 패널로 나왔다.

 

▲ 박석순 교수와 정진석 국회의원, 이창선 공주시의회 부의장, 최창석 공주시문화원장, 시민 4명 등이 패널로 나와 토론회를 펼치고 있다. ⓒ 파워뉴스

 

공주보진실대책위, 11일 공주시청 대회의실서  ‘공주보의 진실을 함께 나누는 시민토론회’

이에 맞서 공주보진실대책위원회는 11일 오후 공주시청 대회의실에서 ‘공주보의 진실을 함께 나누는 시민토론회’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서봉균 공주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공주보 철거’를 주장하는 환경단체와 ‘공주보 철거를 반대’하는 투쟁위원회 관계자, 시의원, 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는 충남연구원 김영일 박사가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서 ‘4대강조사·평가기획위원회’가 발표한 ‘금강수계 보 평가 및 처리방안 제시안’에 대해 설명했다.

 

김영일 박사 “보, 개방만 해도 수질이 많이 좋아진 것”

김 박사는 ‘4대강 사업 이후 수질 변화’와 관련해 “4대강 사업 이후 수질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보에 의해 수질이 개선된 건 아니다”면서 “지류 하폐수 처리장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서 총인처리시설을 확충했다. 이로 인해 녹조를 일으키는 ‘총인(하천 등의 부영양화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로 물속에 포함된 인의 농도를 의미)’ 농도가 급격하게 감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퇴적물’과 관련해선 “금강 3개 보 중 공주보의 수치가 가장 심각하다”면서 “총인의 경우  2016-2017년에는 우려되는 수준까지 수치가 올라갔다. 유입되는 총인수치는 좋아졌지만 보 건설로 침전물이 생기면서 문제가 된 것”이라고 했다.

‘녹조발생’에 대해서도 “2012년에는 44일이었던 녹조발생일수가 계속 늘어나더니 2017년에는 119일이나 됐다. 그러나 2017년 말 보를 개방하자 2018년에는 59일로 떨어졌다”며 “단편적으로 보더라도 보를 개방만 해도 수질이 많이 좋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민걸 교수 “잘못 생겨난 혹은 떼는 게 정답”

김영일 박사에 이어 발제자로 나선 공주대 환경교육과 정민걸 교수는 박석순 교수의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발제했다.

김 박사는 박석순 교수의 ‘38년 주기 홍수설’에 대해 “근거가 없다”면서 “만약 사실이라고 하면 보로 인해 홍수위가 올라갔기 때문에 더욱 빨리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박 교수가 ‘실지렁이 등 오염지표종이 청소를 하기 때문에 생태계가 건강해졌다’는 억지주장을 내놓고 있다”며 “실지렁이는 유기물이 많아야만 번성하는 시궁창에서 서식하는 대표종으로 그 주장대로라면 시궁창이 가장 깨끗한 물이라는 궤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혹이 생겼으면 떼면 된다. 그런데 왜 ‘기왕에 생긴 혹을 떼려고 하느냐’고 얘기하는 분들이 있는데 잘못 생겨난 혹은 떼는 게 정답”이라고 일축했다.

주제발제 이후에는 김영일 박사와 정민걸 교수 등 발제자와 함께 금강을 지속적으로 취재해 온 김종술 오마이뉴스 기자,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함께 패널로 참석해 시민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 김영일 박사와 정민걸 교수 등 발제자와 김종술 오마이뉴스 기자,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함께 패널로 참석해 시민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파워뉴스

“녹조는 고마운 존재라고 주장했는데 사실이냐?, 왜 이제 와서 철거하느냐?”

이 자리에서는 ‘공주보를 해체하면 인근 농가에서 지하수가 안 나온다고 말하는데 사실이냐’, ‘박석순 교수가 지난 8일 토론회에서 녹조는 고마운 존재라고 주장했는데 사실이냐’, ‘공주보를 건설할 때 타당성 조사를 했을텐데 왜 이제 와서 철거하느냐’ 등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 자리에서 김종술 기자는 “지금 공주에 사실 확인도 안 된 가짜뉴스가 떠돌고 있다”면서 “공주보는 공도교는 그대로 남겨두고 수문만 철거한다. 그런데 공무원이나 이장들이 이런 가짜뉴스를 퍼트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상표(더불어민주당) 공주시의원은 “언론보도 등에서 ‘공주시의회가 만장일치로 공주보 철거를 반대했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공주시의회 7명의 민주당 의원들은 ‘공도교 유지와 갈수기 가뭄대책’ 등을 요구하는 ‘조건부 찬성’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에 공주시 박승구 경제도시국장은 ‘시 입장을 밝혀달라’는 요구에 “공주보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면서 “걱정, 불안 등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하고 정책에 반영해 국가물관리위원회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 11일 오후 공주시청 대회의실에서 ‘공주보의 진실을 함께 나누는 시민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 파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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