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국밥이 서로 다른 맛과 영양으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지만, 이번에 소개할 국밥은 콩나물국밥이다. 씹는 맛이 좋은 얼큰한 콩나물국밥의 알짜배기 맛을 이번 점심나들이의 메뉴로 소개하고자 한다.

처음 콩나물국밥을 접한 것은 대학시절 공주를 떠나 전라도의 한 대학교에 다니면서부터 ‘콩나물국밥’이란 음식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원래 음식은 처음 맛보았을 때 그 본연의 맛을 알기가 약간은 어렵지 않나 싶은 생각이 있는데, 이 국밥은 딱 처음부터 내 입맛을 사로잡았던 음식이다. 처음 만난 학우들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새롭다.

그래서 공주에 와서 그런 맛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기웃거려 보았지만 아직까지도 그 맛을 되살릴 만한 식당은 찾지 못했다. 내가 모르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나마 알고 있던 식당도 지금은 문을 닫은 상태다.

공주사람들은 콩나물국밥을 별로 안 좋아 하는 것인지… 겨울철이면 유독 더 생각이 나는데 먹고 싶어도 먹을 수가 없어 아쉬움이 크다. 그래서 지금도 옛 학창시절 친구들을 만나러 가면 그 맛을 못 잊어 그 때 먹었던 그 국밥집을 다시 찾곤 한다.

우선 콩나물국밥을 정의해보자면 뚝배기에 밥과 콩나물을 넣고 갖은 양념을 곁들여 끓여 만든 음식이다. 비타민 C와 무기질이 풍부해 숙취 해소에 좋고 간장을 보호하는 데도 탁월한 효과가 있는 콩나물국밥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데 왜 전주의 콩나물국밥이 유독 유명한 걸까? 콩나물국밥은 전주의 한정식, 비빔밥과 더불어 3대진미로 손꼽히는 음식이다. 오래 전부터 전주에는 전주10미 또는 전주8미라 하여 전주사람들이 자랑하는 음식이 있었다.

열무, 녹두묵(청포묵 또는 황포묵), 애호박, 무, 콩나물, 미나리 등이 전주10미인데 현재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녹두묵과 콩나물 정도라고 한다. 여기서 콩나물은 그늘에서 발아시킨 대두의 뿌리를 자라게 한 다음 먹는데 데친 후 양념에 무쳐 먹거나 국을 끓여 먹기도 한다.

전국 여러 도시 가운데에서도 특히 전주의 콩나물이 유명한 것은 이 지역의 토질과 수질이 다른 지방의 그것과 달라 콩 재배에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철분이 많아 풍토병인 디스토마로 인한 토혈을 예방하거나 각기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많이 먹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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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좋은 콩나물을 듬뿍 넣어 만든 음식이 바로 전주표 콩나물국밥이다. 어쨌든 내가 좋아하는 콩나물국밥은 국물 맛이 일품이고 콩나물을 씹는 식감이 좋은 국밥이다.

일품 콩나물국밥을 위해서는 먼저 육수를 내는데 북어, 황태, 멸치, 새우, 다시마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야 하고 몇 시간 동안 푹 끓여 맛을 내야 한다. 그렇게 끓인 육수가 맛이 깔끔하고 시원하다. 집에서 이 맛을 내기 위해 몇 번 시도도 해 보았지만 그 맛이 나지 않아 답답할 노릇이다.

삼삼오오 친구들과 어울려 들어간 식당, 뜨끈한 뚝배기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콩나물국밥을 주문한다. 콩나물의 시원하고 깊은 국물 맛. 콩나물이 듬뿍 들어있고 그 위로 빨간 고춧가루와 초록색 대파의 선명함이 돋보인다. 콩나물국밥의 생명은 누가 뭐라 해도 탱글탱글함이 살아 있는 콩나물이다.

눈으로 하는 감상은 이만 끝내고 다음부터가 손이 바빠질 차례다. 뚝배기와는 별개로 따로 나오는 그릇에 들어있는 계란 반숙을 열심히 섞어 뚝배기 안으로 쏘옥. 양념이 된 김을 잘게 부셔서 이것도 쏘옥. 국물의 풍미가 확 살아난다.

조리는 완벽하게 다 되었으니 뜨거운 국물과 밥을 한 술 떠서 입으로 넣으면 뱃속에서 환호한다. 징글징글한 감기가 뚝 떨어질 것만 같다.
별다른 반찬은 필요 없다. 김치만 있으면 만사 오케이.
꼬르륵거리던 배가 잠시 얌전해지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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