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천주교 순교지 중 하나인 황새바위. 지난 날 황새의 집단 서식지였다는 데서 유래된 명칭을 바위에 새겨놓았다.
공주시 교동에 위치한 황새바위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천주교 순교지 중 하나이다.

천주교 박해시기 약 1,000여명의 순교자가 나온 이곳은 지난 2008년 충청남도 기념물 제 178호로 지정됐다.

황새바위 천주교 성지 입구에는 자신의 신앙을 지키고자 제 살까지 물어뜯은 한 젊은이의 충격적인 모습의 삽화가 걸려있다.

천주교 순교성인 103위 안에 포함된 이 청년은 1866년(병인년) 28세의 나이로 공주감옥에서 교수형을 당한 ‘성 손자선 토마스’ 성인이다. 그는 “네가 천주(天主)만을 고집한다면 네 살을 물어뜯어 보아라”는 말에 그 자리에서 서슴없이 자신의 팔을 물어뜯어 신앙을 증거했다.

 
성지 입구에 들어서면 ‘황새바위’라고 새겨진 큰 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원래 이곳은 ‘바위 위에 소나무가 밑으로 늘어져 있고 황새가 서식했다’ 해 황새바위라 이름 붙여졌다. 하지만 역사적 비극이 지속돼 순교지가 되면서, 자연스레 황새바위를 천주교 성지라 부르기 시작했다.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순교지가 나타난다. 넓은 잔디밭 가장자리에 ‘열두 개의 빛 돌’이 한 줄로 서있다. 순교로써 교회의 머릿돌이 된 ‘열두 제자’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열두 개의 빛 돌’은 예수님의 열 두 제자를 상징한다. 공사중에 있어 열 두개를 모두 볼 수 없다. 
맞은편에는 순교탑이 하늘을 향해 높이 세워져 있다. 순교탑은 천주교가 한국에 들어온 지 200주년을 기념해 공주 교동 천주교회가 지은 탑이다.

탑 아래에는 돌 가운데에 구멍을 뚫어 구멍 폭이 안으로 갈수록 점점 좁아지는 형구돌이 있어 눈길을 끈다. 이 형구돌의 용도를 알고 나면 아찔하다.

이 돌은 천주교인의 목을 올가미로 묶고, 남은 밧줄은 좁은 돌구멍으로 나오게 한 뒤, 줄을 당겨 오랜 고통 끝에 숨통을 끊는 사형 도구였다. 특히 형구돌 뒤로 지어진 순교탑의 가파른 계단 형식은 순교자의 길을 상징적으로 형상화 했다.

 ▲순교탑의 형구돌 뒤에 말들어진 가파른 계단 형식은 순교자의 길을 상징적으로 형상화했다.
다른 한 켠에는 아담한 크기의 단층 대리석 건물로 지어진 순교지의 핵심인 무덤경당이 보인다. 공주 감영록에 기록된 248명의 순교자 이름이 세상에 공개되면서 이들의 혼을 기리고자 세워진 무덤 경당이다.

벽면 돌에 순교자 이름이 연도별로 나이와 함께 새겨져 있다. 최고령 순교자는 84세에 옥사한 노인이고, 가장 어린 순교자는 10살 남짓한 나이에 교수형을 당한 여아다.

이곳에선 교인들이 미사를 드리거나, 불을 붙인 작은 양초를 경당 내 배치된 유리관 안에 넣어 순교자들의 넋을 기린다. 내려올 땐 기도를 드리는 성모동산과 십자가의 길을 거칠 수 있다.

 ▲수많은 순교자 중 이름이 밝혀진 248명이 기록돼 있는 무덤경당이다.
황새바위는 현재 공사 중에 있다. 공주시는 오는 6월까지 순교자의 탑과 무덤경당 등을 보수하고 순교자의 벽과 순교기념관 등 순교유적 정비사업을 통해 황새바위를 명소화 시킨다는 계획이다.

황새바위 주변이 정비되면 고마나루, 송산리고분군, 공산성을 축으로 고도지역의 중심유적을 역사벨트화해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황새바위에서 순교당한 순교자의 고결한 순교정신이 역사적 가치로 승화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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