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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대로만 하라[기고] 김정섭(전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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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10  23: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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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섭(전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관)ⓒ
“이게 나라냐? “우리는 저런 대통령을 뽑지 않았다.” 이 말 속에 국민들의 하나된 민심이 녹아있다.

12월 9일 ‘대통령 박근혜 탄핵 소추안’에 대한 국회 의결 결과(234/300)는 우연히도 탄핵에 찬성한 여론조사 결과(78%)와 정확히 일치했다. 국민들의 저력이 흔들리던 민주주의를 바로잡은 것이다.

초등학생부터 팔십 노인까지 50여일 간 수백만 명이 표출한 촛불 민심은 이미 박근혜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심판했고, 국회는 그것에 확인도장을 찍었다. ‘권력은 민심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을 절감한 일대 사건이며, 1987년 제정되어 30년 가깝게 시행되고 있는 현행 제6공화국 헌법이 하지 못한, 커다란 실질적 민주주의의 진전이다. 대한민국의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로 시작된다. 이것을 선출직 공직자라면 누구나 항상 되새기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78% 찬성률로 가결’이라는 결과를 보고도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하고 그 처지를 동정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주권자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아니라 어떤 선출직 공직자라도 명백하게 불법과 비리를 저질렀다면 단죄 받아야 마땅하다. 우리는 ‘저 사람이라면 잘 하겠지’라는 선의를 가지고 투표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는 능력이 검증되지 아니하고 이미지가 조작된 가짜영웅으로 드러났다. 앞으로 이러한 인물을 어떻게 걸러낼 수 있을까.

지난 두 달에 걸쳐 계속된 막장드라마 같은 박근혜 정부의 행태에 국민들이 너나없이 분노했다. 공직을 이용해 기업들한테 돈을 뜯어내고 자신의 지인들에게 특혜를 주도록 강요하는 일은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큰 기관이든 작은 기관이든, 중앙이든 지방이든, 유권자가 맡겨준 뜻을 망각하고 그 권력과 정책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일이 그치지 않는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주요 직위에 포진하고 바른말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직원을 퇴출시키는 행위, 법치주의를 무너뜨리고 비선세력에 의한 인치주의로 공직을 오염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런데도 견제와 감시 장치는 허술하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부정청탁금지법(이른바 김영란법)’ 시행에 대해서도 진정 우리 공동체를 깨끗하고 공정하게 만들어줄 것이냐는 광범위한 의심을 사고 있는 형편이다.

이번에 “세대와 계층, 이념과 지역을 뛰어넘어 ‘박근혜 퇴진’으로 국론이 통일되었다”는 말을 많이 했다. 그 말은 통일된 국론으로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는 의미로도 들린다. 그것은 무엇일까? ‘거짓말을 일삼는 지도자’ ‘공익보다 사익을 우선하는 지도자’ ‘절차와 규정을 무시하는 지도자’ ‘언론·시민사회와 불통하고 민심을 왜곡하는 지도자’를 배척하고 품격 있는 지도자 갖기 운동을 펴야 할 상황이다.

돌아보면, 올해 4월 13일,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가 나왔을 때 박근혜 정부는 크게 반성하고 방향을 다시 잡아야 했다. 선거 결과, 새누리당은 122석을 얻어 더불어민주당(123석)에게 밀렸고, 새누리당이 얻은 표는 전체의 38.3%에 그쳤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3당이 얻은 표는 53.4%에 달했다. 민심이 박근혜 정부를 심판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교훈을 얻지 못한 박 대통령은 결국 파멸의 외길로 질주하고 말았다. 내가 잘 하고 있는지 중간점검하는 일은 보통사람도 늘상 하는 일인데.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마냥 환영하는 마음보다 착잡한 기분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한 가능하게 한 제도와 관행, 문화를 전체적으로 바꿔내려면 얼마나 시간과 공력이 들어야 할까. 그사이 우리는 또다른 박근혜에게 또 속을 수 있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깨어있지 않으면, 도둑은 오늘밤 우리의 보금자리를 스며들 것이다. 아직 다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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