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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점심 나들이
얼큰한 순두부찌개
김민영 기자  |  webmaster@p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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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03  06: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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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렇게 익은 들판의 벼들을 바라보며 알록달록 물들어가는 높고 낮은 산들의 나무들을 바라보며 창문을 살짝 열고 들판의 냄새와 산의 냄새를 맡으며 달리는 기분을 만끽하면서 자동차를 타고 가을여행을 떠나본다. 오랜만에 가까운 곳이 아닌 먼 곳을 향해 점심식사를 하러 가는 길이다. 사람들은 가끔은 이런 일탈을 꿈꾼다.

‘네모난 침대에서 일어나 눈을 떠보면/네모난 창문으로 보이는 똑같은 풍경/네모난 문을 열고 네모난 테이블에 앉아/네모난 조간신문 본 뒤/네모난 책가방에 네모난 책들을 넣고/네모난 버스를 타고 네모난 건물 지나/네모난 학교에 들어서면/또 네모난 교실 네모난 칠판과 책상들/네모난 오디오 네모난 컴퓨터 TV/네모난 달력에 그려진 똑같은 하루를/의식도 못한 채로 그냥 숨만 쉬고 있는 걸.’

공감이 가는 가사라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내용이다.
가끔은 이렇게 정해진 이 영역에서 벗어나고픈 욕구가 생긴다. 아무리 음식이 맛이 있다 해도 여러 번 먹다보면 질리기 마련이고 그러다보면 색다른 음식, 색다른 음식점을 찾고 싶어 한다. 문화원 주변의 식당만 다녀보다가 어느 날은 쫌 더 멀리 가고픈 생각에 과감히 떠나 보기로 한다.
도심을 살짝만 벗어나도 조용하고 평화로운 황금들판을 금세 만날 수가 있었다. 부여로 가는 방향으로 쭉 달리다가 핸들을 틀어 이인 쪽으로 꺾는다. 잠시 딴생각을 하는 사이 그냥 지날 칠 수 있으니 잘 보고 달려야 할 것이다.

시골이라 그런지 오래돼 보이는 낮은 건물들이 유독 눈에 많이 들어온다.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낮은 건물들 사이로 유난히 더 오래돼 보이는 곳이 오늘의 목적지, 식당이다.
작은 시골마을의 구멍가게에 들어가는 느낌을 받는 입구는 미닫이문으로 되어있다. 그 문을 열고 들어서면 황금빛을 띤 큰 그릇에 갓 만들어진 것 같은 여러 모의 두부가 물속에 담겨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밑에서는 은근한 불이 피어오르면서 두부가 차갑지 않게 살짝 데워지고 있는 것 같다.
신을 벗고 들어가면 또 다른 세상이다. 옛날 집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여러 개의 방이 눈에 들어오면서 처음 들어올 때와는 사뭇 다른 또 다른 느낌을 받는다.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식당에 온 것이 아니라 시골할머니 댁에 다니러 온 것 같은 느낌이다.

▲ 순두부 찌개 차림상 모습. ⓒ 파워뉴스

손님은 제법 있어 보이는데 주인아주머니 혼자서 일하는 모양이다. 이리저리 분주한 모습이 힘에 겨워 보이기도 한다. 먼저 전화 예약을 했지만 기다려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래도 멀리 여행을 떠났으니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을 듯싶다.

메인메뉴인 순두부찌개를 기다리면서 두부 한 모를 시켜 김치에 돌돌 말아 먹는다. 새콤한 김치와 달짝지근한 볶은 김치에 두부를 싸서 먹는 맛이 좋다. 입안 한가득 새콤달콤한 맛이 감돈다.
밭의 고기라고도 불리는 이러한 두부는 콩물에 응고제를 넣어 단백질을 굳힌 것인데 콩제품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가공품으로 양질의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이다. 단백질은 필수아미노산을 많이 함유한 질이 좋은 것으로, 소화흡수율도 매우 높다.

이 집의 두부는 흔히 볼 수 있는 흰 두부와 오색두부가 있다. 오색두부는 검은콩, 당근, 치자 등으로 색을 입힌다고 한다. 보기만 해도 어찌나 군침이 돌든지. 일단 음식은 먼저 눈으로 맛을 보고 그 다음 입으로 확인을 한다. 간혹 보기에 맛있어 보여 기대를 하고 먹었다가 낭패를 본 일이 더러 있지만 그래도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지 않은가!

이제 메인메뉴인 순두부찌개를 먹을 시간. 조개와 계란을 통째로 넣고 팔팔 끓인 찌개가 뚝배기 안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며 유혹하고 있다.
조그맣긴 하지만 쫄깃쫄깃 씹는 재미와 하나하나 발라먹는 재미가 있는 조개, 통째로 들어있는 계란까지 너무 맛이 있다.

요즈음같이 수확 철이 되면 주변에서 손수 농사를 지은 어르신들이 직접 재배한 콩을 자전거에 싣고 온다고도 하는데 그렇게 콩을 구입하는 것이 시골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얘기라 너무나 재미있다. 그 콩으로 직접 집에서 만든 두부를 맛볼 수 있어서 더욱 좋다.
쌀쌀해진 날씨에 입맛도 없고 따끈하고 얼큰한 국물이 생각날 때라면 특유한 맛과 부드러우면서도 소화가 잘 되는 별미음식인 순두부찌개를 추천해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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