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 보양식, 삼계탕

요즘같이 음식이 흔한, 손만 뻗으면 쉽게 구할 수 있는 시대에 닭고기는 남녀노소 모두 즐겨 먹는 서민 음식이지만 옛날엔 손님을 접대하는 잔칫상에나 오르던 귀한 음식이었다.

언젠가 내게 ‘닭이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은?’ 하고 누군가 퀴즈를 낸 적이 있다. 정답은 ‘사위’란다. 사위만 오면 분명 잡혀 먹힐 터이니 사위가 오는 게 가장 무섭다고……. 장모는 백년손님인 사위가 오면 씨암탉을 잡아준다는 말을 흔히들 한다. 사위를 위하는 정성이 지극하다는 걸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만큼 몸에 좋기 때문에 씨암탉을 잡아 준다는 말이 생겨나지 않았을까. 영양학적으로도 그 효과가 어떨지 짐작할 만하다.

차가운 음식으로 상한 속을 달래주는 따뜻한 음식.
우리나라에는 예로부터 삼복더위라 하여 무더운 여름철에 건강을 지키기 위해 특별한 날을 정하여 보신효과가 뛰어난 음식을 먹는 풍습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삼복을 잘 이겨야 한 해를 건강하게 보낸다는 말이 있어 이러한 풍습이 생기지 않았나 싶다. 보통 이 때 먹는 음식으로는 보신탕, 삼계탕 등이 있는데 보신탕을 먹지 않는 우리들로 하여 이 날의 점심메뉴는 삼계탕으로 결정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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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도 덥고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서인지 제민천가에 위치한 삼계탕 전문식당 안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미리 전화로 예약은 했지만 주문 받는 즉시 닭을 압력솥에 삶아 익히는 시간도 있거니와 많은 사람들이 와서 기다리고 있는걸 보니 꽤나 오래 기다려야 할 듯싶었다.

이 날은 사무실 직원 외에 우리 문화원 지역문화학교 사진반 강사인 최근태 선생님과 점심식사를 함께 하게 되었다. 그동안 단출했던 점심식사에 식구 한 사람이 더 늘었다. 최 선생님은 기다리는 동안 사진에 대해 자상하게 설명을 해주시면서 사진을 찍으러 이곳저곳을 다니며 있었던 재미난 이야기를 하나 둘 풀어 놓으셨다. 듣고 있노라니 지루하지 않게 기다릴 수 있었다.

이야기가 한참 무르익을 무렵 뚝배기 하나하나에 정성이 가득 담겨진 음식이 보글보글 끓으며 상에 오르기 시작했다. 입안에 군침이 가득 돌았지만 우선 카메라에 맛있는 삼계탕을 담아야 하기 때문에 배고픔을 꾹 참고 요리조리 찍어 보기 시작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뚝배기 안에 다리를 꼬고 있는 닭의 모습이 요염하기까지 하다.

보통 사람들은 국물에 소금으로 간을 맞추어 짭짜름하게 본인 취향에 맞게 먹지만 닭에서 우러나온 담백한 그 맛 그대로 조금 싱겁게 먹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삼계탕을 여름철 보양식이 아닌 사철 즐길 수 있는 대표 건강식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전통음식으로만 자리 잡고 있는 음식이 아닌 전 세계 외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음식의 세계화를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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