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 한국통역안내사 / 일본통역안내사

▲김진웅 한·일통역안내사
안녕하십니까, 이준원 공주시장님.
저는 공주에서 태어나고 자라 오랫동안 신문사에서 일하던 「언론인」이었습니다만 지금은 한국통역안내사이자 일본통역안내사(국제통역안내사협회 회장 / 일본가이드포럼 회장)로 일하고 있습니다. 국내의 이곳저곳, 그리고 일본의 구석구석을 돌아 다니며 역사와 문화 등을 안내하는 「觀光人」입니다.

영국의 유력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지난 8월 11일자에 「韓流」에 매료된 한 소녀가 한국어를 보다 잘하기 위해 혀를 1cm가량 늘리는 수술을 받았다는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이 소녀는 앞으로 한국어를 열심히 해서 한국에 가 취직하는 게 꿈이라고 했습니다. 그런가하면 9월초 파리에서 있은 K-pop(한국 대중가요) 공연은 한국 처음으로 유럽진출의 교두보를 구축한 계기가 됐습니다. 동유럽의 루마니아 수도 부카레스트 시민들은 TV뉴스 다음으로 많이 시청하는 프로그램이 바로 한국영화, 한국드라마라고 합니다. 이웃 불가리아 우크라이나 등의 국가들에서도 韓流의 인기는 날로 더해 간다는 기사를 얼마 전 일본 산케이신문이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 같은 韓流 덕분에 지난해 이란 이라크 사우디 등 중동수출액이 100억달러로 끌어 올려졌고, 브라질 멕시코 페루 등 중미지역에 대한 수출실적도 50% 이상 신장했습니다. 러시아 몽골에서 터키로 이어지는 카자흐스탄 키르기스탄 아제르바이잔 등 투르크 諸國에서도 韓流의 인기가 날로 더해 가는 것에 비례하여 수출실적 또한 늘어나고 있다합니다.

韓流는 究極의 홍보효과

「韓流」는 이렇듯 일본 중국을 건너 중동 중미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유럽 동유럽은 물론 북미 등 세계로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만일 공주시가 「韓流에 편승한 홍보」만큼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문자 그대로 천문학적 투자를 해도 결과는 불투명할 것입니다.
TV 각 방송국들은 경쟁적으로 史劇드라마를 제작하여 방영합니다. 최근에만도 선덕여왕 광개토대왕 정조 세조 세종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물론 史劇영화도 참 많습니다. 이렇게 제작된 드라마나 영화는 아시아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방영됩니다. 그리고는 「한국이 좋은」 한국팬이 되어 지구촌 곳곳에서 우리나라를 찾아 옵니다. 활자광고 디지털광고- 광고매체의 종류는 많습니다만 「글로벌」한, 「지구촌적」인 광고효과를 올리는 데 있어서 영화 또는 드라마 보다 나은 게 있을까요? 결론은 明若觀火합니다.

공주시장님-.
周知하듯 501년 즉위한 武寧王은 503년 인물화상경을 일본 26대 継休천황에게 보냈고, 505년에는 왕족 斯我君을 일본에 보냈으며, 513년과 516년엔 五經박사 단양이와 고안무를, 522년에는 鞍作이라는 기술자를 일본에 보내 法隆寺 飛鳥寺의 本尊을 제작하여 일본 국보로 지정되게 했습니다.
武寧王이 공주시민들에게 남긴 유산은 앞에 든 것처럼 정치적인 것도 많습니다만 그 보다 더 큰 것이 왕릉에서 출토된 각종 유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금 은 옥으로 만들어진 금제관식이라든가 금귀걸이 목걸이 뒤꽂이 등은 찬란합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에서도 삼국시대 왕릉 유일의 「買地權」 誌石이야 말로 가장 가치가 높다고 봅니다. 한국과 일본 간 고대 역사논쟁의 종결자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장황하게 설명하는 이유는, 武寧王의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키위한 대본을 쓰고도 남을 만큼, 그 어느 시대의 왕보다 자료가 많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서 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武寧王은 외면당해 왔습니다. 만일 누군가가 『「史實」만으로는 재미 없어 안 된다』고 한다면, 그에 대한 해답 또한 있습니다. 지금 방영되고 있는 「공주의 남자」가 그 문제의 모범답안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재미」라는 시청자들의 수요에 대해서는 바로 가공인물을 내세워 맡기면 해결되는 것이지요.

백제궁 복원 무령왕 영화

그러면 이제 남은 문제는 촬영할 장소입니다. 애써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해 봤자 남의 지자체에 있는 세트장에서 촬영했다면 외국인들이 공주에 올 이유가 희박할 것입니다.
불국사는 1593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으킨 임진왜란 때 불에 탄 것을 1805년에 재건했습니다. 같은 무렵 피해를 본 경복궁은 더 나중인 1868년에 재건했고요-.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앉은 불상의 높이 14.98m이며, 목조건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나라현의 東大寺는 752년 우리 백제인 기술진에 의해 大佛과 전각이 준공됐습니다만 그 후 內亂에 의해 세 차례나 불에 탔었는데 그 때마다 복원했습니다. 또 京都에 있는 淸水寺 역시 坂上田村麻呂라는 백제계 장군이 798년 지었는데 불에 타 없어졌던 것을 1690년대 다시 지어 오늘에 전하고 있습니다.
요컨대 파괴되어 없어졌더라도 이를 다시 지으면 길이 보전되는 것입니다. 지금 남대문을 다시 짓고 있는 것처럼-.
그런데 백제왕궁은 660년 신라 당나라 연합군에 의해 불에 타 없어진 뒤 두 번 다시 짓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공주에는 무령왕릉뿐, 백제유적으로는 볼게 없다』합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재정이 허락한다면 여기저기에 있는 백제 유적지들을 다시 복원하면 될 것을-.

공주시장님.
武寧王은 백성들에게 돈을 주기 위해, 일거리를 주기 위해, 잘살게 해 주기 위해 각종 개간사업, 수리사업, 토목사업을 전개했다고 합니다. 공주 지역발전을 위해, 공주시민들에게 돈 벌게 해주기 위해, 관광공주 백년대계를 위해 「백제왕궁」을 복원해 보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武寧王 영화든 드라마든 제작할 수 있고, 촬영이 끝나면 공주에 밀려오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관광명소를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공주시 단독으로 그 막대한 재정을 댈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가까이 충청남도가 있고, 나아가 정부가 있지 않습니까? 國費 道費-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측면, △관광인프라의 확충이라는 측면, △백제유민들의 숙원사업인 각종 유적의 복원- 명분은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지 않습니까? 국민이 낸 세금- 여기에 투자한다면 공주시민은 그 수혜를 앞으로 수십년 수백년 누리게 될 터이니 참으로 보람 있는 프로젝트가 아닐 수 없습니다. 국민이 낸 세금은 흔히 「차지하는 사람이 주인」이라는 표현 많이 본 적 있습니다. 그러한 돈 많이 끌어다 지역발전에 기여한 분이 주민들로부터 칭송받으며 오래오래 기억되지 않을까요.
재정조달 문제에 있어서는 이뿐만이 아니지 않습니까? 일본 佐賀県의 加唐市 당국도 관광객 유치에 목을 매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合資로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면 어떻겠습니까.

공산성의 「기둥만 빼곡이 있는」, 무슨 용도로 건립했는 지 알 수 없는 임류각- 저는 그것을 볼 때마다 실패의 본보기라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누구든 하루 세끼 식사를 합니다만, 문제는 質입니다. 행정의 초점은 지역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데 이의를 달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러나 모든 부분에서 「지역성」 위주로 하여, 그 결과물이 수준이하의 졸속이 되고 말아 관광적, 역사적 가치가 없어 외면당하게 되면, 그것은 「혈세의 낭비」가 되고, 「실패한 행정」으로 귀결되어 비난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관련분야마다 「지역적 경쟁력」을 넘어 「국가적 경쟁력」을 가진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구성하여 계획하고 실행해 나간다면- 조만간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될 무령왕릉 공주 유적지구에 걸맞은 「백제 부흥」이 이루어 질 것으로 믿는 것은 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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