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춘원 정음학원장
며칠 전 동네 목욕탕을 찾았다.
따뜻한 탕 속에 들어가니 피로가 확 풀리고, 기분도 좋아진다
땀을 빼려고 사우나실에 들어갔는데, 나보다는 나이가 좀 더 드신 듯한 아주머니가 다리를 절룩이며 몸을 잘 가누지 못하고 들어오셨다. 
 

얼른 일어나 부축해서 자리를 마련해 드렸다.
어쩌다가 이리 다치셨나 여쭤봤더니 한숨을 쉬며 말씀을 시작했다.
“우리 집은유~~~”로 시작해서 가정형편, 농사짓는 이야기, 동네의 집집을 다 돌며, 그 집에 사시는 어르신들 이야기...... 왜 다쳤는지 궁금해 하던 나는 20여분을 벌 받는 기분으로 뜨거운 온도를 참아가며 하시는 말씀을 들어주다가, 끝까지 못참고, “잠깐만요!” 하면서 뛰어나오고 말았다.

찬물로 몸을 식히고, 다시 들어갔더니 이어서 다시 말씀을 시작하시는데...
다친 경위를 듣기 전에 다시 한번 뛰쳐나오고 말았다.
하실 말씀이 얼마나 많으신지 끝까지 들어드리지 못한 것이 죄스러웠다.

우리의 꿈동이들도 그렇다.
언제나 할 이야기가 많은데, 들어주는 친구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집에서도
부모님이 아이들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얼굴이 찡그려지고, 화가 잔뜩 난 친구들이 오면 일단 이야기를 하게 한다.
그리고 손을 잡아주며, 이야기를 다 들어준다. 인내심이 필요한 때도 있다.
끝까지 다 듣다보면, 꿈동이들은 화도 풀리고, 짜증도 잘 견딘다.
“그래서 니가 참 힘들었겠구나”, “그래두 잘 참아서 기특하다” 라고만 말을 해주고
맞장구 쳐주면 우리의 꿈동이들은 봄눈 녹듯 스트레스가 다 녹으리라
화도 잘 삭이고, 짜증도 덜 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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