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여행기 셋째날

▲북경 시내 한 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천안문 광장. 천안문, 인민영웅 기념비, 인민대회당, 모주석 기념당, 중국 국가 박물관 등이 광장을 둘러싸고 있었다.
중국 북경 셋째 날은 그야말로 강행군이었다. 천안문광장과 천안문을 거쳐 자금성을 죽 돌아보는 여행코스를 밟게 되었기 때문이다. 천안문 광장에서부터는 차로 이동을 할 수 없었으므로 4시간 가량을 내리 걷는 수밖에 없었다.

일단은 ‘천안문 사태’로 유명해진 천안문 광장에 들어서게 되었다. 천안문 광장은 북경 시내 한 가운데 자리하고 있으며, 천안문, 인민영웅 기념비, 인민대회당, 모주석 기념당, 중국 국가 박물관 등이 광장을 둘러싸고 있었다. 무엇이든 그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하는 중국답게 천안문 광장은 굉장히 넓었는데,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그 넓은 광장이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관광객들로 가득 메워져있었다. 물론 중국인들도 상당수였지만.

천안문을 지나자 바로 자금성의 대문이 보였다. 성벽은 적색으로 칠해져있고 지붕은 황금색이었다. 이에 ‘자금성’이라는 이름이 성벽이 자색이요 지붕이 금색이어서 지어졌겠거니 나름대로 단정해버렸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사실 그게 아니란다. ‘자금성(紫禁城)’이라는 이름은 천제가 사는 ‘紫宮’과 같은 금지구역(禁地)이라는 것에서 붙여졌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현지인들은 ‘자금성’이라는 이름보다 古宮(꾸궁)을 더 친근하게 사용한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자금성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한 설명을 하자면 이렇다.

▲자금성은 1406~1420년에 건조된 이래로 560년이라는 긴 세월을 15명의 명나라 황제와 9명의 청나라 황제가 일생을 보낸 곳이다.
자금성은 전체면적 72만m²로, 총 9,999개의 방이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고대 궁전 건축물이다. 1406~1420년에 건조된 이래로 560년이라는 긴 세월을 15명의 명나라 황제와 9명의 청나라 황제가 일생을 보냈고, 현재는 105만점의 희귀하고 진귀한 문물이 소장되어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자금성은 외조와 내정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오문과 태화문을 지나면 흔히 ‘3전’이라 부르는 태화전, 중화전, 보화전이 나타난다. 3전에서 안쪽으로 들어가면 자금성의 내정에 이르게 되고, 이곳에는 건천궁, 교태전, 곤녕궁 등이 있으며 동쪽과 서쪽에는 각각 동육궁과 서육궁이 자리잡고 있다. 방어의 목적으로 궁전 밖에 10m 높이의 담이 있는데, 사방에는 성루가 있고 밖에는 넓이 52미터, 깊이 6미터의 호성강이 흐른다. 4면의 담에는 각기 문이 하나씩 나있는데 남쪽에 오문(午門), 북쪽에 신무문(神武門), 동쪽에 동화문(東華門), 서쪽에 서화문(西華門)이 있다. 1987년에 이르러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이 되었다.

전체면적이 72만m²에 9,999개의 방이 있다니 과연 그 넓이가 어마어마하다. 자금성을 제대로 하나하나 뜯어보려면 하루는 족히 걸린다기에 시간이 급한 우리는 걸음을 서둘러 중요한 ‘3전’(태화전, 중화전, 보화전)과 교태전등만을 둘러보게 되었다. 이 중 ‘태화전’이 가장 그 크기가 압도적인데 주로 황제의 결혼식과 같은 큰 행사에서 이용되었다고 한다. 태화전 안으로 황제의 왕좌를 들여다 보기도 하고 내정까지 둘러보니 시간이 2시간이 족히 넘어가게 되었다.

▲정원의 뒤편에는 돌산이 하나 있다. 바위 산에는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데 비가 많이 오게 되면 그 구멍들로 물이 폭포수 처럼 쏟아진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후문 쪽에 다다르자 그동안 안 보이던 나무들이 간간히 보이기 시작하는데, 여기가 궁궐의 정원이라 한다. 실제로 나무가 있는 곳은 궁에서 여기뿐으로, 그 이유는 나무에 숨어 황제를 암살하려는 것을 저지하기 위함이라 한다. 정원의 뒤편에는 돌산이 하나 있고 그 꼭대기에는 건물이 하나 있는데 인상적이다. 이 돌 산은, 궁에 들어온 이후 궁 밖으로 나갈 수 없는 태후들을 위하여 인공으로 산을 조성한 것이라 한다. 바위 산에는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데 비가 많이 오게 되면 그 구멍들로 물이 폭포수 처럼 쏟아진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서태후는 그 장관을 보기 위해 일부러 돌산 위로 많은 양의 물을 들이부었다는 말이 전해진다.

▲성 주위의 옛 건물들 골목골목을 ‘인력거’로 돌았다.
자금성을 둘러본 후에는 성 주위의 옛 건물들 골목골목을 ‘인력거’로 돌았다. 집들이 하나같이 허름했는데, 사실 이 집들은 靑代 황족들이나 높은 관료들이 실제로 살던 집들로써 국가의 관리 하에 아직까지 건물이 남아있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그 후손들이 그 자리를 지켜 일상생활을 이뤄나가고 있었다.

이렇게 자금성을 둘러본 후에는 ‘부국해저세계’라는 수족관에 갔는데 우리나라의 수족관들에 비해 크게 볼거리는 없는 편이었다. 저녁이 되어서는 ‘춘휘원 온천호텔’에 묵게 되어 온천욕으로 여독을 풀었다. 바깥이 여전히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노천탕 속에 몸을 담그니 몸이 노곤하게 풀린다.

이 호텔의 특징적인 부분은 호텔 객실 내에서도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었다. 객실의 베란다 쪽에는 적당한 크기의 욕조가 있는데, 여기서 스위치만 누르면 지하의 온천수가 객실까지 끌어올려진다는 것이었다. 깜깜한 밤하늘을 바라보며 잠이 드는 가운데 여행의 셋째날 밤은 그렇게 저물어갔고 북경 여행도 그 끝을 맺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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