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양준모 공주중앙신협 이사장

양준모 공주중앙신협 이사장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관람 후기-
 

고대가요(古代歌謠)인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는 이별을 노래한 가장 오래된 최고의 서정시이다.

“공무도하(公無渡河) 공경도하(公竟渡河)
타하이사(墮河而死) 당내공하(當奈公何)”
(님이여 그 물을 건너지 마오. 님은 그예 물속으로 들어가셨네. 원통해라 물속으로 빠져 죽은 님. 저님을 언제 다시 만날꼬.)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강을 건너지마오’에서 할머니는 말하고 있다.
“할아버지요! 먼저 가거든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아두고 얼른 나를 데리러 와요. 나만 홀로 오래 남겨두지 말고… 우리 거기서 같이 삽시다.”

노란 들국화를 서로의 머리위에 꽂아주고, 마당에 굴러다니는 낙엽을 쓸다가 낙엽더미로 장난을 하고, 밤새 쌓인 눈을 치우다가도 어린아이처럼 눈싸움을 하는 그들의 사랑이 너무도 아름답다.
98세 할아버지와 89세 할머니의 76년은 매일 매일이 신혼 같은 백발 노부부의 사랑이야기이다.
담담한 노부부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감동으로 파고들고 우리에게 깊은 울림으로 남겨진다.

“밥을 먹을 때 맛 없다고 투정한 적이 없어요. 맛있으면 많이 먹고 맛없으면 그냥 조금 먹죠. 사랑하는 할머니가 만들어 준 밥이니까요.”

이렇듯 사소한 일상에 감사하며 노부부는 언제나 “사랑해요, 고마워요”라고 말한다.
진심 어린 배려인 것이다.
혜민스님은 “사랑하면 배려하게 된다”고 하였다.
사랑하고 배려하면 행복하게 되는 것이다.
진심 어린 배려는 상대방과 나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고 진정한 사랑을 유지하게 만드는 것임을 노부부의 방식으로 우리를 일깨워주고 있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의 조재현 집행위원장은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앞으로 어떻게 사랑하고 어떻게 이별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는 좋은 영화이고,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랑과 삶을 통해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는 영화”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바쁘다는 핑계로 무관심하거나 짜증 섞인 말투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살아온 나의 모습을 뒤돌아본다.

살면서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얼마나 빤히 바라보았는가?
몇 번이나 쓰다듬어 주었을까?
노부부를 통해 우리의 인생과 사랑이 무엇인지 되새겨보고, 2014년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2015년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다시 한 번 고민해본다.

“금년 한해 감사했습니다.
새해에도 항상 즐거운 일만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한일만 생기면 더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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