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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함께 살기
이상호  |  sk84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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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2.17  06:4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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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상호 세광교회 목사

   
▲이상호 세광교회 목사.
사랑이있는집을 지어 무의탁 노인, 장애우들이 더불어 함께 살았다. 그런데 호화주택으로 분류되어 많은 세금이 나왔다. 교회 사택으로 변경등록하여 이제는 교회 사택이 되었다. 실제로 할머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장애우들은 자립하여 나가거나 자연스럽게 정리되고 10년 넘게 목사가 사는 교회사택이 되었다.

그리고 장애우시설들이 대형화되면서 지적장애인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지금은 지적장애 2급인 명숙씨가 12년 째 우리와 함께 살고 있다. 그런데 장애우와 함께 산다는 것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단순히 함께 살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정부로부터 본인 생활비를 받는데 공무원과의 관계가 어렵다.

그동안은 별 일이 없었는데 작년부터 매달 생활비에 대한 감사를 받는다. 명숙씨 방에 있는 김치냉장고 수리비 1만원을 뺐는데 왜 장애인 통장에서 교회 냉장고 수리비를 뺐느냐고 지적한다. 명숙씨 화장실에는 별도의 세탁기가 있는데 고장난 지 오래다. 통장에 잔고가 있어서 세탁기를 장만하려고 했더니 그건 안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장애인이 김치냉장고나 세탁기가 있으면 안되는 나라인가보다. 장애인은 김치냉장고에 든 김치를 먹으면 안되나? 담당 공무원은 신혼인데 실제로 자기네는 김치냉장고가 없다고 한다.

언젠가 부여에서 물건을 산 영수증을 보고는 왜 장애인이 부여까지 갔느냐고 지적하니 장애인은 공주 관내에만 머물러야 하나보다. 명숙씨의 문화생활은 청주나들이, 서울나들이 등 교회에서나 마을에서 움직일 때는 정정당당하게 회비를 내고 동참한다. 때로는 외식도 하고 영화도 본다.

교회에서 살기에 신앙생활에 대해서 한 가지 더 추가한다. 명숙씨는 십일조, 여신도회비, 금요구역예배헌금, 천사헌금을 낸다. 월 도합 약 10여 만원 채 못되는 헌금이다. 담당공무원은 장애인이 웬 헌금이 이렇게 많냐며 시비다. 장애인은 신앙생활을 해서도 안되나보다. 이 일이 단순히 담당자만의 생각이 아닌 모양이다. 세탁기 문제를 논의하려고 얘기했더니 시에 알아보고 알려준다고 한다. 결과는 안된다고 하니 공주시의 장애인 복지수준이 이정도인 모양이다.

아니 장애인에게 밥이나 먹여주고 재워만 준다면 장애인 복지는 어쩌란 말인가? 장애인도 사람이고 문화생활을 해야 한다. 실제로 함께 살면 일일이 장부에 적지 못하는 지출도 발생한다. 미장원, 목욕탕, 병원에 갈 때에도 혼자 갈 수 없으니 꼭 동행해야 한다.

시설을 하는 분들에게 물어보았더니 만약 장애인이 죽거나 유고시에 해당 장애인의 통장에 있는 잔고는 국고로 환수된다고 한다. 그 말을 들으니 명숙씨에게 싸구려 옷이나 사주고 푸대접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1월에는 명절을 대비하여 옷도 사주고, 입장료 10만원이나 하는 조영남 콘서트에도 함께 다녀왔다. 헌금이나 문화비는 실제로 지출한 돈인데 무슨 명목으로 빼야할지 그것이 고민이고 그것이 명숙씨와 함께 살기의 어려움이다.

명숙씨는 우리와 함께 종종 등산을 간다. 사람들은 화려한 등산복에 지팡이를 두 개 씩이나 들고 다닌다. 명숙씨도 지팡이가 있으면 좋겠느냐고 물었더니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이참에 등산화 하나 사 주었다. 등산이라야 공주대간 정도지만 겨울등산은 장비를 갖추어 안전이 최고다.

아참, 장애인 돌보기 인건비로 빼면 괜찮을까? 이번엔 그걸 물어보고 답안지를 어떻게 써야 좋은 점수를 줄지 담당자에게 물어봐야 할 모양이다. 필자의 아내는 실제로 사회복지사이다. 그런데 매달 면사무소에 갈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하니 사실을 사실대로 말할 수 있고 장애인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복지사회, 장애인과 더불어 함께 사는 광명한 세상이 언제나 오려나?

나라에서 주는 돈인데 공무원이 이렇게까지 간섭을 해야 하는건지... 간혹 장애인을 이용하여 착취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겠지만 사람사는 세상이 좀 더 편안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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