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최창석 세계구석기축제조직위원장. 전공주교육장

▲최창석 세계구석기축제조직위원장.
일 년에 삶
백년의 인생!
천년의 역사
그리고 만년의 흔적

금강을 강이라 말하지 못하고
산을 산이라 말하지 못해도
좋았던 사람들이
세월에 흔적을 물에 새길 수 없어
돌에 남겨 두었던 곳

아름다움을 무엇 때문에 말하려 하리요
가슴속에 살아 있으면 그만인 것을

여기 충청남도 공주시 석장리!
강이 흐르고 산이 있기에
구름이 쉬어가
마음속으로 언제나 노래가 흐르게 하고

삼십 만 년 전부터
사람이 살기 좋다 소문났던 곳.

< 후 략>

공주 석장리 박물관장이며 시인이고 민속학자 그리고 아리랑을 공연하는 예술가인 이걸재님이 공주의 10경 중에 하나인 석장리를 노래한 시이다. 그렇다. 아름다운 비단강에 그 흔적을 새길 수 없어 돌에 그 흔적을 남긴 우리 조상. 그리고 30만 년 전부터 사람살기 좋은 곳으로 구석기인들에게 입소문이 났던 곳 그곳이 바로 공주의 석장리이다.

이 석장리에 또 한해가 밝았고 일 년의 삶이 시작되었다. 동녘의 붉은 해가 힘차게 솟아오름으로 하루가 시작되고, 2014년 새해가 시작되고, 천년이 시작되고, 만년이 시작되며, 인류는 그렇게 살아왔고 또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이곳 공주의 석장리에서 30만 년 전부터 우리 인류는 그렇게 살아온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살아온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들이 살던 막집터, 사용하던 돌로 만든 도구인 주먹도끼, 찍개, 찌르개 등 신기하게도 30만 년 전에서 10만 년 전으로 가늠되는 흔적. 장장 20만 년이라는 어마 어마한 시간의 흔적들이 구석기문화층으로 모습을 들어 낸 것이다. 20만 년의 시간이 한 자리에 쌓여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층은 세계에서 유일하며 너무도 신기하고 귀한 문화 흔적이다. 그리하여 한국에 오는 세계의 구석기 학자들은 제일 먼저 이곳 석장리를 찾는다.

지금부터 꼭 50년 전인 1964년. 연세대학교의 손보기 박사가 중심이 된 발굴 팀은 이곳에서 인류의 장구한 역사를 하나하나 벗겨내기 시작한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역사는 반만 년의 역사에서 30만 년의 역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1974년에 공주 석장리 구석기 유물의 증거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역사책은 다시 쓰여지게 된다. 반만 년에서 장장 30만년으로 즉 29만 5천년의 역사가 다시 탄생한 것이다.

이렇게 공주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곳이고 석장리의 올해 2014년은 특별한 해이다. 석장리 구석기 발굴 50주년을 맞아 공주시에서는 2014세계구석기축제조직위원회를 구성하고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 행사는 구석기 시대의 막집 생활, 구석기시대의 채집, 어로생활 체험, 구석기 연모 만들기 등의 다양한 체험 중심의 축제로 이루어진다. 세계 5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10여명 이상의 세계최고 구석기 학자들이 이러한 체험행사를 주관하고 체험활동을 도와줄 것이다.

주제는 “빛과 소리 그리고 자연”이다. 태초의 빛. 원시시대의 소리 그리고 인간의 영원한 안식처인 자연 사랑이다. 우리 인류가 어떻게 자연과 더불어 살아왔고 그 자연에 더해졌던 아름다운 빛과 원시 자연의 소리는 어떠한가를 재현해보고 그 자연을 영원히 보전하여야 한다는 것이 본 주제가 축제를 통해 현대인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다.

올해 6월 7일부터 실시되는 세계구석기 축제는 먹고 마시고 흥청대는 축제가 아니다. 아이돌 가수 또는 인기가수들이 몰려와서 동네를 떠들썩하게 하는 그런 축제도 아니다. 우리의 옛 인류들이 자연과 더불어 어떻게 살아왔는가? 태초의 빛과 원시 자연의 소리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 자연을 잘 보전하기 우리는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즉 자연 사랑을 바탕으로 품격있고 의미있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올해 청마의 해, 2014세계구석기축제에 많은 뜻있는 분들이 적극 성원하시고 많은 참여가 있어 이 축제가 정말로 의미있는 축제, 수준높은 축제, 품격있는 축제가 되도록 도와주길 새해 원단에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펜을 들었다.

2014년 1월 1일

공주 봉황산록 수청골에서 2014세계구석기축제조직위원장 최 창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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